[시카고 한인사회 리더를 만나다] 이근무 회장
무역, 교육, 장학, 교류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인 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이근무 회장은 55년간 시카고 한인 사회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지난 4일, 본보는 한인 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그를 만나 시카고 동포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회장은 1971년 시카고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에는 한국에서 공부를 더 할까 하는 마음이 있어서 돌아갈 생각도 있었지만, 주변 분들의 권유와 영주권을 받게 되면서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며 “그때 만난 박해달 회장님을 비롯해 몇 안 되는 동포들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 한인 사회는 눈에 띄게 성장했지만,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며 “시카고는 살기 좋은 도시이며, 한인 사회가 모범적인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연경루 만다린 식당을 18년간 운영하며 겪은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처음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영했지만, 경험이 부족해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이후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찾아 저녁만 운영하는 식당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75년부터 농업 무역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농업 무역 분야에서 48년간 사업을 이어온 그는 시카고 무역인협회장과 세계 한인경제무역협회(OKTA) 10대 회장을 역임했다. 성공 비결에 대해 그는 “열정과 신뢰, 성실함”을 꼽으며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망하지 않는 사업을 목표로 삼고, 분수에 넘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성을 지키며 한 길을 걸어온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이유”라고 밝혔다.
특히 농업 무역 분야에서 그는 미국 내 곡물 생산과 한국 수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 회장은 “한국은 농산물 수입이 반드시 필요한 나라“라며 “자급률이 30%밖에 되지 않아 수입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생산량이 많은 옥수수와 콩을 중심으로 반가공품을 개발해 한국으로 수출했다. 옥수수는 주로 사료용으로, 콩은 두부나 두유, 콩나물 등 식용으로 사용됐다. 이어 그는 “원료를 그대로 보내는 것보다, 한국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반가공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22년 동안 이 사업을 이어온 경험을 전했다.
농업 무역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그는 한인회 활동과 교육에도 깊이 관여했다. 33대 서이탁회장 때 이사장으로 활동했으며 초창기 심기영 회장 때는 시카고 한인회 재정을 맡았고, 시카고 통합 한국학교 이사장으로서 한인 2세 교육에도 힘썼다. 그는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과 한민족 정체성 함양이 중요하다“며 “선배 세대가 그 길을 닦아야 후배 세대가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카고를 자신의 인생의 고향이라 표현하며, 한인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과 바람을 전했다.
이 회장은 “우리 한인 사회가 하나로 연합해 큰 힘을 발휘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일은 우리 세대가 먼저 시작해야만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시카고 한인사회 리더를 만나다’는 ‘생방송 시카고 지금‘ WINTV(Ch24.1) 공중파 채널에서 지난 4일에 방영되었으며 유튜브(@wintv-chicago)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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