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2,000달러 환급금·세금 부담 역대 최저”

15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경제정책 발표
▶ 내년 세금 2만달러 절감
▶ 현역군인 ‘전사배당금’도
▶ 연방의회 승인 등 남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주년을 맞아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내년 봄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환급과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특별 배당금 지급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는 최근 역대 최저치로 추락한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승기를 잡기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현금 지급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열거했다. 그는 “지난 11개월 동안 워싱턴에 그 어느 행정부보다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며, 특히 자신의 전매특허인 관세 정책이 18조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내년 초로 예정된 파격적인 경제 지원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도입한 새 감세 정책으로 가구당 연간 최대 2만달러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봄은 관세 효과와 감세 법안에 힘입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환급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또 내년 1인당 2,000달러 ‘관세환급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확정하고 연방 의회에 승인 절차 논의에 들어갔다. 특히 2,000달러 관세환급금은 당초 예상됐던 가구 당 2,000달러가 아닌 1인당 2,000달러다. 4인 가족의 경우 8,000달러를 받게 된다. 다만 관세환급금을 받기 위한 가구 당 수입 상한선은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군심을 잡기 위한 행보도 파격적이다. 그는 현역 군인 145만명에게 크리스마스 이전 1인당 1,776달러의 ‘전사 배당금’(Warrior Dividend)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체크가 이미 발송 중”이라고 덧붙였다. 1,776달러는 미국의 독립 선언 연도를 상징하는 금액으로, 애국주의 마케팅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강력한 현금 지원책을 들고 나온 배경에는 위기 수준에 도달한 여론 지형이 자리 잡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PBS·NPR·마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36%로 집계됐는데, 이는 그의 집권 1기와 2기를 통틀어 최저치다. 경제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7%에 달했다. 전체 국정 수행 지지도 역시 38%로, 집권 1기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응답자의 70%가 현재 거주 지역의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는 2011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 수치다.

<박홍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