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순이민, 반세기만에 첫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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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된 딸과 함께 미국 자진 출국을 택한 에콰도르 출신 미등록 이 주여성(가운데)_[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
▶ 작년 유입 < 유출 많아
▶ 트럼프 이민 봉쇄 영향
▶ 성장·소비 둔화 우려 ↑

미국이 2025년 한 해 동안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유입된 이민자보다 더 많은 이민자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이민 제한 정책이 본격적인 효과를 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향후 미국 경제와 인구 구조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웬디 에델버그, 타라 왓슨 경제학자와 보수 성향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스탠 베우거 연구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최신 추정치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순이민(net migration)은 최소 1만 명 감소에서 최대 29만5,000명 감소 사이로 나타났다고 13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처음 발표된 추정치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진은 “지난해 미국은 최소 50년 만에 처음으로 순이민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이는 단순한 통계 변화가 아니라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 인구 성장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주목을 받아온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추방 강화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신규 이민 유입의 급격한 둔화가 순이민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멕시코 국경의 사실상 폐쇄, 비자 발급 요건 강화와 수수료 인상, 그리고 난민을 포함한 각종 인도적 이민 프로그램의 대폭 축소가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실제 추방된 이민자 수를 약 30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온 약 60만 명 추방 수치의 절반 수준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추정치는 지난주 연방 의회예산국(CBO)이 발표한 또 다른 분석과는 차이를 보인다. CBO는 2025년 순이민이 약 40만 명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강제 추방보다는 자발적 출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와 이민 제한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 싱크탱크 이민연구센터(CIS) 등은 훨씬 더 많은 이민자가 미국을 떠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방 국토안보부(DHS)는 2025년 1월 이후 190만 명의 불법체류자가 ‘자진 출국’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 연방 상무부 경제학자이자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제드 콜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구조사국 데이터를 잘못 해석하거나 과도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해당 수치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브루킹스 연구진은 올해에도 순이민 감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특히 국무부가 지난해 5월 이후 비자 발급 통계 공개를 중단하는 등 데이터 투명성이 약화된 상황이 이민 규모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 감소의 여파로 2025~2026년 소비 지출은 최대 1,1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자 일부는 실제로 미국을 떠나고, 남아 있는 이민자들 역시 불확실성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