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3년 찍힌 사진 참고해 그대로 복원”
워싱턴 DC 소재 대한제국 공사관 1층 내부에 전시된 태극기가 거꾸로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본보의 한 독자는 최근 공사관 태극기의 태극 문양에서 파란색이 위에 위치하고, 건곤감리 4괘의 배열 또한 현재 국기 규정과 다르다며 본보를 통해 시정을 요청해왔다.
이에 대해 대한제국 공사관의 강임산 국외소재 문화유산재단 미국사무소 소장은 2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기준으로 보면 태극기가 거꾸로 걸려 있는 것이 맞다”면서 “공사관에 전시된 태극기는 1893년 찍힌 태극기의 사진을 참고해 그대로 복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소장에 따르면 1893년 사진은 미국 최초 여성 사진작가 프란시스 존스턴(Frances B. Johnson)이 촬영한 사진으로 1893년 시카고만국박람회를 앞두고, 당시 뉴욕에서 발행된 잡지 ‘Demorest’s Family Magazine’ 7월호에 실린 공사관의 모습이다. 이 잡지에는 공사관 외관 사진 1장, 실내 사진 2장이 수록됐으며, 이 자료들은 이후 공사관 매입(2012)과 복원(2015-2017)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강 소장은 “공사관 1층 주요 공간은 1893년 당시 사진 속 모습을 참고해 복원, 재현됐다”면서 “안내 해설에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기법은 1949년에 제정됐기 때문에, 현재의 기준을 과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공사관은 당시 실제 사용된 태극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제국 공사관은 조선이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꾼 이후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며 설치한 역사적 공간으로, 현재는 우리 근·현대 외교사의 상징적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공사관 측은 태극기 전시 역시 ‘현대적 해석’이 아닌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기준으로 복원했다는 입장이다.
<이창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