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쥐새끼는 거짓말쟁이! 원숭이는 허풍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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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위스콘신대 교수/유아교육학 박사)

이제 2020년 5월 7일이다. 외출을 삼가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신종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또 다른 ‘인포데믹(infodemic)’에 시달리고 있다.

2003년 부터 쓰이기 시작한 ‘인포데믹’은 ‘정보전염병’을 뜻하며,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의 합성어이다. 이 어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반대로 손상을 초래하는 정보와 의견들의 과다 현상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 즉, 잘못된 정보나 가짜 뉴스, 허위적으로 꾸며내거나 부풀린 이야기들이 전염병처럼 사람들 간에 급속히 퍼져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인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엉뚱한 정보나 소문이 과학적인 데이터나 출처에 근거하지도 않은 채 인터넷 등의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것으로서, 우리 인간의 이성적, 논리적 사고를 방해함으로써 충동적인 반응들을 불러일으키기가 매우 쉽다. 한마디로 말해서, 춤에 비유하자면 난무이고, ‘정보의 난무’를 부추기는 것이다.

특히, 요즈음 코로나 백신과 신약의 개발과 관련하여 잘못된 예측과 전망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유포가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공식적 절차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정치가들이 잘못된 믿음과 편견에 기반하여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을 빨리 극복할 수 있는 갖가지 종류의 방법들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또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나 연구자들이 나와서 매우 불편한 마음으로 이런 저런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자신들의 소견을 밝히곤 한다.

그런데 이렇게 혼선을 빌면서 우왕좌왕하는 상황과 모습들은 우리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주기 마련이다. 물론 다행히도 대부분의 일반 시민들은 정부의 애매한 지침들과 잘못된 판단들로 인해서 다소 분개해 하면서도, 여전히 희망을 갖고 다시 안전하게 출근하는 그날을 위해 지루한 날들을 참을성 있게 잘 견뎌내고 있다.

다들 초조하다! 하루빨리 백신이 나와 우리를 구제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쥐새끼는 거짓말쟁이! 원숭이는 허풍쟁이!!(mice lie and monkeys exaggerate)”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모두 예방 백신의 개발에 보다 많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의 바이러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이 아주 빨리 나오면 무척 행운이겠지만, 차근차근 세 단계의 임상 실험을 거쳐서 백신을 제대로 개발하고 출시하는 것은 적어도 내년 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법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동물성 질병(zoonotic disease)’이지만,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 아주 조그만 생쥐나 원숭이와 같은 영장류 동물에 대한 실험과 연구 결과에만 의지하거나 만족할 수가 없다. 더욱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들이 무사히 성공을 해서, 그 안전성과 효능성이 입증될 때까지는 어떤 백신도 신약도 무조건 좋다고 덥석 물 수도 없다.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고 하듯이,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야만 눈부신 햇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서 노력하며, 우리 모두 (조금만 더 집에 머무르며)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