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미전역서 최대규모 평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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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시카고 다운타운 유니온 파크에서 플로이드 사망 항의 집회를 가진 주민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워싱턴서 LA까지 항의 물결···시카고도 3만명 행진

 

주말인 6일 시카고를 비롯한 미전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최대 규모의 평화 시위가 열렸다. 시위가 12일째로 접어들면서 폭력 사태는 자취를 감췄고, 제도 개혁을 통해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을 끝내자는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AP통신, CNN방송, 지역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 워싱턴DC, 뉴욕, LA 등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다운타운에 집결해 평화롭게 시위를 벌였다. 아이의 고사리손을 잡고 거리로 나선 흑인 부부부터 연세가 지긋한 백인들까지 함께 도심 거리를 행진하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구호를 외쳤다. 거리 곳곳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졌고,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일종의 축제 분위기가 형성됐다. AP통신은 “플로이드 사망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열렸고, 시민들은 평화롭게 행진하며 거리 축제의 느낌을 만들어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도 “마을 파티 분위기였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에서는 다운타운 유니온 파크에서 3만명의 주민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으며 참가자들은 집회 후에는 시 서부지역까지 ‘폭력 경찰 물러가라’ 등 다양한 내용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평화롭게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축제 같은 평화 시위 분위기는 다른 대도시도 마찬가지였다.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과 거리 곳곳에서는 흑인 힙합 뮤지션 켄드릭 라마의 ‘올라잇’과 왕년의 팝스타 닐 다이아몬드의 ‘스위트 캐롤라인’ 등 세대와 인종을 뛰어넘는 음악이 울려 퍼졌다. 수천~수만명의 시위대는 뉴욕 브루클린 다리와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교, LA의 할리우드 대로를 가로지르며 평화롭게 행진했다.애틀랜타 거리에서는 대학 동문으로 구성된 흑인 밴드가 즉석 연주를 펼쳤고, 시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LA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도 구호를 함께 외치며 거리에서 즐겁게 춤을 추는 장면이 목격됐다. 각 도시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시내 대부분 거리에서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작은 타운 래퍼드에서는 플로이드의 두 번째 추도식이 열렸다. 플로이드의 시신을 실은 금빛 관은 지난 4일 첫 번째 추모식이 열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떠나 플로이드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 추도식장에 도착했다. 현지 언론 추정으로 3만∼4만명에 달하는 추도객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줄을 섰고, 추도식장을 향하는 차량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며칠째 평화 시위가 이어지면서 야간 통행금지령도 속속 풀렸다. 경찰 폭력을 제어하는 조치도 잇따랐다. 캘리포니아주는 플로이드의 사망을 촉발한 목 조르기 체포 훈련을 금지했고, 네바다주 리노 경찰도 이날 목 조르기 등 경찰의 물리력 사용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덴버법원은 시민들이 현지 경찰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인용해 시위대에 대한 최루탄과 고무탄 사용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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