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 점거 ‘자치구역’ 선포···경찰도 모두 철수
트럼프, “되찾아야” 진압 압박
워싱턴주 시애틀 다운타운 일부 지역을 시위대가 점거하면서 정치권의 공방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항의시위를 계속 해온 시위대는 지난 8일 밤부터 다운타운의 관광 명소인 ‘캐피톨 힐’ 지역을 점거했다. 시위대는 이곳을 완전히 장악하고 ‘캐피톨 힐 자치 구역’이라고 선언하며 자체 캠프까지 설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약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지역에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시작된 후 시애틀 동부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서 주변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이어졌다.
시위를 진압해온 경찰은 8일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경찰서를 비운 뒤 철수했다. 이후 시위대는 이 지역을 ‘접수’했으며 경찰서에 새겨져 있던 ‘시애틀 경찰’이란 문구를 ‘시애틀 민중(People)’으로 바꿔놓았다. ‘민중의 자산’이라는 문구도 적었다. 경찰이 남긴 바리케이드도 가져가 진을 쳤다. 인근 도로에는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글을 썼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위대는 무력 사용 금지, 경찰의 잔혹 행위로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배상금 지급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는 시 경찰서 폐지, 학교에서 경찰관 퇴출, 소년원과 교도소 제거 등 과격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시와 경찰 당국은 시위대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치안 질서를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시애틀 시장을 비난하며 “테러리스트들은 우리의 도시를 불태우고 약탈한다”면서 “이들으 시애틀 점령을 당장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밤에도 “급진 좌파 주지사 제이 인슬리와 시애틀 시장은 우리의 위대한 나라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수준으로 조롱과 놀림을 당하고 있다. 당장 도시를 되찾아라. 당신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할 것이다. 이건 게임이 아니다. 빨리 움직여라”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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