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경기부양에 달러 약세 영향
시총 6000억 달러···1년새 3배↑
암호화폐(가상자산)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인 3만3,000달러를 넘어서며 연초부터 무서운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실물경기 회복을 위해 막대한 돈풀기에 나선데다, 종이 돈의 ‘왕’인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점, 가까운 미래에 비트코인이 지불 수단으로서 주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다. 시가총액 역시 6,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뛴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시총을 넘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3만3,000달러를 넘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2만달러를 돌파한 뒤 보름 만에 50%나 급등한 것이다. 방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주식시장은 급락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며 “지난 한 해 3배 넘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시총도 한계를 잊어버린 듯하다. 암호화폐 분석사이트 코인마켓캡 자료를 보면 이날 비트코인 시총은 6,07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시총이 9배(760억달러→6,690억달러) 뛴 테슬라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 같은 비트코인 상승세는 달러화 가치 약세와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 변화 영향이 크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 세계에 가상자산 투자 광풍이 불던 2017년 말 2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각국의 잇단 규제에 2019년 초에는 3,000달러 수준까지 폭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자 시중 자금이 주식·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자산 성격을 지닌 암호화폐 시장에도 몰렸다. 여기에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는 점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
특별한 배경 없이 너도나도 돈을 던졌던 2017년 광풍과 달리 이번에는 ‘이유 있는 상승’이란 의미다.<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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