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식당 업주 ‘아시안 증오’ 피해 호소

699

‘개고기 있나’ ‘너희 나라로 가라’ 조롱·협박
플로리다 올랜도 인근
아시안 고객들 끊기고 문닫는 업소도 많아

코로나 팬데믹 속에 급증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한인 등 미국내 아시아계 대상 인종차별 및 증오범죄는 폭행 등 강력범죄만이 있는 게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인종적 차별과 위협, 협박 등 행태로 인한 한인 피해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사우스 데이토나 비치에서 찹찹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 세희 마틴씨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줄곧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을 겪으며 고통받고 있다고 올랜도 지역 스텍트럼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한국의 진짜 집밥을 맛보게 하기 위해 플로리다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는 세희 마틴씨는 지난 3년간 가족들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면서 항상 웃으며 손님들에게 한국의 음식과 문화는 물론 한국의 모든 것을 알리기에 힘써 왔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상황이 돌변했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 차별적 태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매일 걸려오는 조롱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는 다짜고짜 전화를 해 “개고기 있나요?”라고 물어 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무슨 소린지 이해를 못했지만 고양이 고기를 찾는 전화를 받고 조롱인 것을 알게 됐다.

또 일부 사람들은 전화로 조롱하며 “너의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친 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괴롭힘과 위협이 심해지자 세희씨는 식당 안에 ‘우리는 서비스를 거부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팻말을 써붙였다.

세희씨는 “많은 사람들은 아시안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미국에 갖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나는 중국 출신이 아니라 한국 출신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중국, 한국, 일본, 필리핀 사람들의 차이가 뭐냐며 질문하고, 아시안은 똑같다고 말하며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협박한다”고 말했다.

세희씨는 미국 공군과 결혼해 거의 30년을 미국시민으로 살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처음에는 속이 상해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취급을 받는 아시안들이 자신 뿐이 아니라고 말했다. 식당의 아시안 고객이 더 이상 오지 않고 있다며, 이는 사람들이 공개적인 장소에 나오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세희씨는 코로나19로 식당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반 아시안 인종차별까지 더해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며 주변의 다른 아시안 식당들은 이미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세희씨는 그래도 응원해주는 단골들 때문에 희망을 갖고 참으며 식당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다짐하며 “우리가 서로 도우며 팬데믹을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요셉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