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폭증 전기료, 기술기업이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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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트럼프, 빅테크에 발전소 비용 분담 요구
가정용 전기세 13% 인상… 서민 전기세 폭등 차단책 마련
AI 산업 확장 따른 비용 전가 차단 목적

미국 전기요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정부와 거대 기술기업 사이의 책임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대형 기술기업들이 신규 발전소 건설 비용을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대책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버지니아주 등 주요 지역 주지사들은 전력망 운영사인 PJM에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참여하는 긴급 경매를 열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PJM은 미국 동북부와 중서부 지역 6천700만 명 이상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전력망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경매의 핵심은 데이터센터를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15년 장기 계약을 조건으로 신규 발전소 건설 비용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약 1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발전소 건설이 가능해진다. 특히 해당 전력을 실제로 모두 사용하지 않더라도 관련 비용은 기술기업들이 전액 부담하게 된다. 이에 대해 PJM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최근 급등한 전기요금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의식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2025년 1월 이후 가정용 전기요금은 약 1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산업의 급격한 확장이 전력 수요 급증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데이터센터가 경제 성장과 국가 경쟁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력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일반 가정이나 소상공인에게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술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걸맞은 정당한 몫을 부담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지역에서 더 높은 요금을 지불해 신규 인프라 확충 비용을 충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의 요구에 대한 빅테크 기업의 첫 번째 공개적인 호응 사례로 꼽힌다.

블룸버그NEF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4년 34.7기가와트에서 2035년에는 106기가와트로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발전소와 송전망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소비자 단체들은 이 비용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기요금 문제는 이미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선거에서 뉴저지와 버지니아주 주지사 당선자들은 요금 억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현재 PJM의 전력 단가는 연간 경매를 통해 결정되며, 발전소들이 제시한 최소 공급 가격 중 가장 비싼 낙찰 가격이 전체 요금 기준으로 적용된다. 수요가 늘어날수록 고비용 발전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전체 전기요금이 자연스럽게 오르는 구조다. 이로 인해 전력 단가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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