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삭감·AI 도입 두고 노사 갈등 폭발, 900여 명 노동자 현장서 쫓겨나
일리노이·인디애나 연료 공급망 마비 우려… 지역 경제 ‘사면초가’
미국 중서부 에너지 공급의 핵심축인 BP 화이팅(Whiting) 정유소가 결국 멈춰 섰다. 18일 글로벌 에너지 거물 BP는 전미금속노조(USW)와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내일인 19일 0시를 기해 약 900명의 노조원을 대상으로 한 ‘직장 폐쇄(Lockout)’를 전격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은 BP가 제시한 파격적인 ‘비용 절감안’이었다. 사측은 정유소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이유로 100개 이상의 일자리 감축과 전 직군에 걸친 임금 삭감을 요구했다. 특히 노조 측은 BP가 AI(인공지능) 감시 시스템을 도입해 노동 환경을 통제하고 기존 인력을 대체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노조는 지난 투표에서 98.3%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사측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BP 화이팅 정유소의 크리스 델라프랑코 매니저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수개월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핵심 제안을 거부해 내린 어려운 결정”이라며 책임을 노조 측에 돌렸다. 반면 에릭 슐츠 노조 지부장은 “우리가 사측의 제안 일부를 수용하며 수정안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BP는 단 4시간 만에 이를 거절하고 직장 폐쇄 통지서를 보냈다”며 이는 명백한 ‘노동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리노이와 인디애나를 포함한 미 중서부 전역의 가솔린, 디젤, 항공유 가격은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을 전망이다. 화이팅 정유소는 하루 44만 배럴을 처리하는 지역 최대 규모 시설로, 대체 인력 투입만으로는 정상 가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시카고 인근 주유소들은 공급 부족을 우려한 시민들로 붐비기 시작했으며,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 대선을 앞둔 물가 불안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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