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모나레즈, 정치적 압력 거부 후 경질
백악관 “대통령 방침과 맞지 않아”
미 백악관이 수잔 모나레즈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을 전격 해임한 가운데, 본인은 이를 부인하며 사임 의사가 없다고 맞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모나레즈 국장은 불과 수 주 전 CDC 수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보건복지부(HHS)는 27일 공식 SNS를 통해 “모나레즈 박사는 더 이상 CDC 국장이 아니다”라고 발표했지만, 같은 날 저녁 모나레즈 측 변호인은 “사임하지 않았으며, 공식 해임 통보도 받은 바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법률 대리인 마크 자이드 변호사는 “모나레즈 박사는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지침에 서명하길 거부했으며, 내부 전문가 해고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 정치적 보복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후 입장을 분명히 하며 경질을 확정했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성명을 통해 “모나레즈 박사는 대통령의 공중보건 비전과 맞지 않았다”며 “그가 자진 사퇴 의사를 표한 뒤 이를 번복해 결국 해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닌, 공중보건의 독립성과 정치 개입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임 발표 직후 CDC 고위 간부 4명이 연이어 사직서를 제출하며, 기관 내 반발 움직임도 커지는 분위기다.
CDC의 최고 의료 책임자 데브라 하우리 박사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과학은 정치 논리에 따라 조정돼서는 안 되며, 백신과 질병 대응은 철저히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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