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된 아버지의 석방을 위해 투병 중에도 법정에 섰던 10대 소녀가 희귀암으로 세상을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시카고 레이크뷰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오펠리아 지젤 토레스 이달고 양(16)은 지난 14일, 희귀 연조직 암인 폐포성 횡문근육종 4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024년 12월 암 진단을 받은 이달고 양은 힘겨운 항암 치료를 이어가면서도, 지난해 이민법원 심리에 직접 출석해 아버지의 석방을 간절히 호소하며 지역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아버지 루벤 토레스 말도나도 씨는 지난해 10월 시카고 인근에서 실시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 당시 체포돼 구금 중인 상태였다. 오펠리아 양의 용기 있는 행동과 가족들의 노력에 시카고 이민법원은 별세 사흘 전인 지난 11일, 가장의 추방이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준다는 점을 인정해 조건부 추방 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부친 말도나도 씨는 영주권 취득이 가능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오펠리아 양은 세상을 떠나기 직전 화상 심리를 통해 아버지의 석방 소식을 확인하며 마지막 길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가족을 돕기 위해 개설된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전 세계에서 12만 달러 이상의 성금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유족 측은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사회는 마지막까지 가족을 위해 용기를 냈던 16세 소녀의 헌신을 기리며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