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초대형 산불, ‘방화’가 원인… 29세 우버기사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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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 방화혐의로 체포된 조너선 린더크네흐트. 미 법무부 제공

올해 초 로스앤젤레스(LA) 팰리세이즈 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이 한 남성의 ‘방화’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검찰은 9일 “조너선 린더크네흐트(29)가 새해 첫날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방화에 의한 재산 파괴’ 혐의로 연방 법정에 넘겨졌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우버 운전기사로 일하던 린더크네흐트는 손님을 내려준 뒤 자신의 차량을 등산로 인근에 세우고 종이 등 가연성 물질에 불을 붙여 화재를 일으켰다. 이후 그는 직접 911에 전화를 걸어 화재를 신고했지만, 조사 결과 본인이 방화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그가 범행 직후 인공지능 프로그램 챗GPT에 “담배로 인해 불이 났다면 그게 내 잘못인가?”라는 질문을 남긴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수사당국은 이를 통해 린더크네흐트가 범행 직후부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보고 있다.

린더크네흐트는 방화 후 현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소방대원들의 진화 장면을 직접 촬영하기도 했으며, 범행 수개월 전부터 불을 지를 계획을 세운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지난해 7월 그가 챗GPT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가 포함돼 있었는데, 이 이미지는 ‘불타는 숲 속에서 군중이 도망치는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1월 7일 폭발적으로 확산돼 3주 이상 이어졌다. 약 2만3,000에이커(약 9,300헥타르)의 산림과 7,000여 채의 건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1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는 등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린더크네흐트는 지난 7일 플로리다주에서 체포됐으며, 다음 날 연방 법정에 출두했다. 수사당국은 방화 동기와 관련된 심리적 요인과 온라인 활동 기록을 추가로 분석 중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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