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속 인력 감축 본격화
글로벌 경기 둔화, 수익성 강화 압박도 원인
글로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빠른 도입과 경제 불확실성, 투자자 수익 압박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기술, 제조, 소비재, 바이오 산업 전반에서 인력 감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약 1만5천명을 감원하며 전체 인력의 4%가량을 줄였다. 세일즈, 마케팅, Xbox 부서 등이 주요 대상이 되었으며, 이는 회사의 AI 중심 구조 재편과 맞물린 조치로 분석된다.
메타 역시 저성과자 정리 등을 이유로 약 3,600명을 해고했고, 인텔은 반도체 부문 구조조정 일환으로 최대 2만4천명 감원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등 클라우드 기반 기업들도 각각 1,000명 이상의 인력을 줄이며 조직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
스타트업 및 중견 IT기업에서도 구조조정은 이어지고 있다. 웹호스팅 플랫폼 기업 오토매틱은 전체 인력의 16%를 해고했고, 협업툴 개발사 아틀라시안은 자동화 도입을 이유로 150명 이상을 정리했다. 이러한 변화는 AI 기술 확산에 따라 기존 직무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에너지 및 제조 분야에서도 인력 감축은 예외가 아니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해 약 7,700명을 감원했으며, 셰브론은 최대 9,000명 감원을 예고했다. 쉘도 에너지 탐사 및 개발 부문을 중심으로 전체 인력의 20%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소매 및 소비재 업계의 감원도 이어지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본사 중심으로 최대 7,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계획 중이며, 콜스는 본사 인력의 10%를 해고했다. 월마트는 기술, 광고,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약 1,500명을 정리했고,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비핵심 부서 중심으로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및 헬스케어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로 인한 매출 둔화를 이유로 직원 10% 이상을 해고했고, 얼라인 테크놀로지 등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글로벌 IT 아웃소싱 기업인 타타컨설팅서비스(TCS)는 향후 수년 내 1만2천명 이상의 인력 감축을 계획 중이다.
이번 구조조정 사태의 배경으로는 AI 기술 확산에 따른 자동화가 주로 언급되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익성 강화 압박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장기적으로는 조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노동시장 전반에 위축된 분위기를 낳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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