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엡스타인 문건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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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연합

의회, 맥스웰 증언 소환키로

미국 법무부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성년자 성 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 그의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고 통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여러 유명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팸 본디 법무장관과 부참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엡스타인 수사 문건 상당 부분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디 측은 해당 문건에 아동 음란물과 피해자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전면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법무부는 지난 7월 7일, 관련 문건 중 일부만 공개하고, 추가 공개 계획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의 질문에 “본디가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며 사실을 부인했고, 백악관 대변인 역시 “WSJ 보도는 또 다른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다.

연방 하원 정부감독위원회는 엡스타인의 공범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에 대한 증언을 요구하며 소환장을 발부했다. 맥스웰은 플로리다의 연방 교도소에서 20년 형을 받고 있으며, 다음 달 위원회에 원격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엡스타인 관련 수사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하원 산하 소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법무부가 보유했던 수사 기록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공화당 일부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지며 소환장 발부에 힘을 보탰다.

엡스타인 사건은 그가 유명 인사들과 교류했던 사실로 인해 오래전부터 사회적 관심을 받아 왔다. 영국 왕실 구성원, 전직 대통령, 재계 인사 등이 연루설에 오르내렸고, 각종 음모론도 확산된 바 있다.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후 2019년 연방 당국에 의해 다시 체포됐고, 그해 수감 중 자살한 것으로 발표됐다. 공범인 맥스웰은 2021년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은 과거 한때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 관계가 2006년 첫 기소 전 이미 끊겼다고 주장해 왔다.

<윤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