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상표권 (Trademark), 이름과 로고 중 어떤 것을 등록해야하나”

5723

배겸 변호사(법무법인 시선)  

새로운 상품 혹은 브랜드를 개발했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그 상품을 빠른 시일 내에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다른 경쟁 업체로부터 그 브랜드의 고유성을 지켜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모방할 가치가 있다면,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시기의 차이일 뿐, 어떠한 상품이든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 비슷한 이름을 가진 유사품이 탄생하기 마련이다.

특정 상품 브랜드를 경쟁 업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 절차는 바로 상표권 (Trademark) 등록이다. 미국에서의 상표권 등록은 연방법에 의한 등록과 주법에 의한 등록으로 나뉜다. 연방법에 의한 등록은 미국 특허상표청 (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USPTO)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일단 이곳에 등록이 되면 미국 50개주 전체에서 해당 브랜드의 상표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주에서 상표권 등록을 할 경우엔 그 해당 주에서만 보호를 받을 뿐 여전히 타주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업체가 해당 상표권을 등록할 수 있다. 비지니스의 성격, 규모나 지역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상표권의 실효성과 보호 범위를 고려하면 대부분의 비지니스는 미국 특허상표청 (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USPTO)을 통한 연방 상표권 등록이 그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가 많다.

상표권 등록을 결정한 후에도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사항이 있다. 상표 이름과 로고 디자인, 이 둘 중 과연 어느 것을 등록해야 할지에 대한 것이다. 브랜드 이름 자체는 ‘Standard Character Mark’로 등록이 가능하고, 특정 로고는 ‘Design Mark’로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결정하기 위해 우선 이 둘의 차이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삼성 브랜드를 예로 들어보자. SAMSUNG 영문 글자 자체는 브랜드(혹은 회사) 이름이고, 옆으로 긴 타원형 안에 이 SAMSUNG 영문이 특정 글꼴과 모양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바로 로고다. 이 두가지 모두 상표권 등록이 가능한데, 만약 SAMSUNG이라는 브랜드 이름을 등록한다면, 이 단어 자체에 상표권이 설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경쟁 업체도 이 이름을 등록할 수 없다. 즉, 글꼴이나 색상, 크기등을 변형한다 하더라도 이 글자 자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반면, 만약 삼성 로고를 등록한다면, 타 업체는 그 로고의 모양, 색상, 특정 글꼴 등이 모두 조합된 로고 디자인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둘 중 어느 것을 등록하느냐에 따라 위험요소가 달라질 수 있는데, 만약 브랜드 이름만 등록할 경우, 타 회사에서 비슷한 이름으로 유사한 로고를 만들어 합법적으로 사용할 여지를 주게 된다. 물론 동종 업계에 있는 타 회사가 소비자를 혼동시키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유사한 로고를 만든다면 이는 상표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지만, SAMSUNG이라는 일곱개 알파벳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채 교묘한 방법으로 현재 삼성 로고와 비슷한 유사 로고를 만들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반대로, 만약 브랜드 이름이 아닌 로고를 등록할 경우, 경쟁 업체가 SAMSUNG이라는 글자를 이용하여 얼마든지 다른 로고를 만들고 이를 상표권 등록할 수 있다.

따라서, 상표권 등록의 기본 목적을 고려하면, 브랜드와 로고, 이 두가지 모두를 등록하는 것이 최우선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피치못할 사정으로 이 두가지 모두를 등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반적으로 특정 로고 보다는 브랜드 이름 자체에 상표권을 설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종이나 상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요즘 추세로 보면 대체적으로 특정 로고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보다는 브랜드 이름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더 중요하고, 또한 이번 기아 자동차의 경우처럼, 로고 디자인은 회사 방침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브랜드 이름 자체가 등록되면 타 경쟁 업체는 그 이름을 이용한 어떠한 형태의 로고도 등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브랜드 이름 등록이 로고 등록보다 더 포괄적인 보호장치인 것도 사실이다.

참고로, 만약 브랜드 이름과 로고 이 모두를 상표권 등록할 경우, 이는 별도의 신청서를 통해 진행해야 하며, 신청서에 대한 등록 비용을 각각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