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43년 만에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하며 급락했다.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 상승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1일 뉴욕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5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최근 두 달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금은 통상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때 안전자산으로 평가되지만, 이번에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종가 기준 금 현물은 전일 대비 3.42% 하락한 온스당 4,491.67달러를 기록했으며, 주간 기준으로는 10% 이상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Commodity Exchange) 금 선물 역시 2.47% 하락한 4,492달러로 마감하며 주간 11% 넘는 하락폭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유동성 충격과 긴축 기조 강화 기대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1983년 금값 폭락이 산유국들의 금 매도에 따른 공급 충격에서 비롯됐다면, 이번 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의 정책 기대 관리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금 보유 비용을 높이는 실질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수요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안전자산 선호’보다 실질금리와 달러 흐름을 지목했다. 이번 하락 역시 금리 인하 기대에 과도하게 몰렸던 투자 포지션이 조정되고, 시장이 실제 금리 환경을 반영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금값은 앞서 급등세를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2026년 1월 29일 온스당 5,598.75달러까지 상승해, 2025년 6월 말 대비 7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3월 들어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변수 변화와 맞물려 하락세로 전환됐다.
최근 금값 급락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동결 기조와 맞물려 나타났다. 통상 인플레이션과 위기 상황에서는 금 수요가 늘어나지만, 중동 갈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대신 동결 또는 긴축 유지로 선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 강세도 금값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미 달러화 지수는 상승세로 전환되며 금과 반대 방향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소재 금융 전문가 자오칭밍(Zhao Qingming)은 금값 급락의 주된 원인으로 ‘과도한 고평가’를 꼽았다. 그는 “장기간 상승 이후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달러 강세가 추가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의 장기 상승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일시적일 수 있고,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 투자 전문가 에드 야데니(Ed Yardeni)는 금값이 올해 안에 온스당 6,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으며. 달러 의존도 축소(탈달러화), 미국의 높은 국가 부채, 풍부한 달러 유동성 등 구조적 요인을 감안할 때 금값의 장기 상승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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