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식당 살리기 vs 생계 위협… 시카고 임금 동결 논란 격화
시카고 시의회가 팁을 받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던 기존 조례를 중단하고 임금을 동결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이 즉시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면서 시의회와 시정부 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18일 본회의에서 팁 근로자의 자동 임금 인상을 멈추는 동결안을 찬성 31표, 반대 18표로 가결했다. 이번 결정은 2년 전 도입된 ‘원 페어 웨이지(One Fair Wage)’ 조례의 시행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해당 조례는 팁 근로자의 낮은 기본급을 5년간 점진적으로 상향해 일반 최저임금 수준으로 맞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시카고 팁 근로자의 시급은 12.62달러이며 일반 최저임금은 16.60달러다.
동결안을 주도한 시의원들과 식당 업주들은 급격한 임금 인상이 영세 식당들의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론즈빌 와이너리의 에릭 윌리엄스 대표는 “지난해 기록한 6만 달러의 적자 중 4만 달러가 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이었다”며 “시의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절박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리노이 식당협회 역시 팁과 기본급의 합계가 최저임금에 못 미칠 경우, 고용주가 차액을 보전하고 있어 임금 동결이 근로자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근로자와 시민 단체는 치솟는 물가 속에서 임금을 동결하는 것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시청 앞 시위에 참여한 한 바텐더 셰릴 테일러 씨는 “지난 2년간 집세가 40% 이상 올랐는데 임금마저 묶인다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AAD 프로젝트의 라겐 드레이퍼 이사도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근로자 임금을 빼앗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존슨 시장은 시의회 투표 직후 성명을 통해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 그는 “조례 시행 이후 1,400개 이상의 신규 식품 관련 사업 라이선스가 등록되는 등 비즈니스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근로자의 삶을 지원하고 도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번 동결안이 발효되지 않도록 모든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시정부와 시의회 간의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시의회 찬성표(31표)는 시장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고 법안을 강제 확정하는 데 필요한 35표에 4표 부족한 상황이다. 존슨 시장이 실제 거부권을 행사하고 시의회가 추가 찬성표를 확보하려 할 경우, 임금 동결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정치적 긴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