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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February 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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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가족의 사랑과 화해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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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WINTV 생방송 ‘시카고 지금’에 출연한 극단 시카고 단원들이 전혜윤 진행자와 함께 공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송치홍 배우, 전혜윤 진행자, 민경신 배우, 권희완 단장.

극단 시카고 제4회 정기공연 ‘그늘 아래 피는 꽃들’

시카고 한인 연극계의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극단 시카고가 오는 3월, 제4회 정기공연 ‘그늘 아래 피는 꽃들’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이민 1세대 부모의 헌신과 자녀들의 후회, 그리고 작별을 준비하는 가족의 시간을 통해 화해와 회복의 의미를 담아낸 창작극이다. 이번 공연은 극단 시카고의 권희완 단장을 비롯해 배우 송치홍(아버지 역), 민경신(조연출, 셋째 딸 역) 등이 참여해 작품의 메시지를 무대 위에 풀어낸다. 이에 지난 19일, WINTV 생방송 시카고 지금을 찾아 연극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했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이민 가족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작품은 미국 중부의 한 소도시에서 세탁소를 운영해 온 이민 1세대 부모와 네 자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머니가 말기 암 진단을 받으면서 흩어져 살던 자녀들이 다시 모이고, 각자의 삶 속에서 쌓인 갈등과 상처, 후회가 드러난다. 치료 대신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하려는 어머니, 그리고 가족의 균형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고 진짜 사랑의 의미를 배워간다.

아버지 역을 맡은 송치홍 배우는 이번 작품을 “우리 이민자 사회가 꼭 마주해야 할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쁘게 살다 보니 미뤄두었던 가족의 감정, 말하지 못했던 후회와 사랑을 이 작품을 통해 정면으로 바라보고 싶었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공보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용기”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AI 협업 창작극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권희완 단장은 “기본 구조는 작년 우리와 함께 연극을 했던 고유심 배우가 작가로 변신해 만들고, 긴 서사 정리에 AI를 활용했다”며 “하지만 감정을 표현하고 관객과 호흡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창작을 돕는 도구”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대의 핵심 배경은 가족의 생계이자 삶의 중심이 되는 세탁소다. 배우들은 화려한 연출보다 낡음과 반복, 손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간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단순한 생업 공간이 아니라 부모 세대의 인생이 축적된 상징적 장소로 표현된다. 셋째 딸 역의 민경신 배우는 “기술적인 연기보다 실제 딸과 엄마로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며 “이 작품을 통해 이별 앞에서 더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직장과 가정, 삶을 병행하면서도 매년 무대를 올리는 원동력에 대해 단원들은 “이민 1세대의 삶을 기록하고 싶다는 책임감”을 꼽았다. 권희완 단장은 “시카고 같은 대도시에 한국어 연극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공동체의 문화적 의미”라며 “한국에서 누리던 공연 문화를 이곳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열정 가득한 아마추어 극단의 노력이자, 한인사회의 문화 기록이다.

극단 시카고 제4회 정기공연 ‘그늘 아래 피는 꽃들’은 3월 22일(일) 오후 2시와 6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티켓은 극단 시카고를 통해 예매하거나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장소는 약 260석 규모의 오크튼 커뮤니티 칼리지 퍼포밍 아트 센터(Oakton Community College, 1600 Golf Rd, Des Plaines, IL 60016)다. 이번 공연에는 영어 자막도 제공되어 한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극단 측은 “이번 공연이 가족을 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많은 관심과 관람을 당부했다.

<전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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