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대학 입시에서 탈락한 뒤 구글(Google) 엔지니어로 채용된 한 청년의 가족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종차별 소송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사건은 2023년 샌프란시스코 ABC 채널(ABC7 News San Francisco)가 보도한 당시 고등학생이던 스탠리 정(Stanley Zhong)의 사례에서 시작됐다. 그는 건 고등학교(Gunn High School) 재학 시절 학점 4.4와 SAT 1590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지원한 18개 대학 중 16곳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후 그는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채용됐다.
현재 21세가 된 그의 부친 낸 정(Nan Zhong)은 당시 입시 결과에 인종차별이 작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아들은 현재 구글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으며, 2025년에는 대부분의 엔지니어보다 높은 ‘우수 영향력 평가(outstanding impact performance rating)’를 받았다”고 밝혔다.
가족은 당시 입시 결과 이후 약 1년간 University of California 측과 논의를 이어갔지만, 입장 변화는 없었다. 특히 한 입학 담당자가 “캘리포니아 법이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위법 행위는 없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것이 소송 결심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가족은 캘리포니아대뿐 아니라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 코넬대(Cornell University)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률 대리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부친은 “지역 및 전국 로펌 수십 곳과 접촉했지만 어느 곳도 사건을 맡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멸시효가 임박하자 결국 가족은 직접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법률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선택한 도구는 인공지능이었다. 그는 “여러 AI 모델을 동시에 활용해 법률 쟁점을 분석하고 답변을 비교하며 오류를 줄이고 있다”며 “마치 최고의 변호사 팀이 함께 일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워싱턴대 사건에서는 법원이 학교 측의 소송 중지 요청을 기각했다. 부친은 대학 입시 관련 소송의 경우 재학생 신분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법적 당사자 자격(standing)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들은 아직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 “지속적인 소송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최근 연방 대법원이 하버드대 사건에서 소수자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금지한 판결을 낸 이후 대학 입시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가족은 이번 소송이 개인 문제를 넘어선 사안이라고 보고, ‘에스워드(SWORD·Students Who Oppose Racial Discrimination)’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재정 지원은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은 “우리는 특별한 기회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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