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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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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검찰, 작별의 날…서초동에서 ‘검찰청’ 세 글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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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으로 교체된 대검 현판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공소청 출범을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현판이 공소청 현판으로 교체돼 있다. 2026.10.1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정윤주 이승연 기자 = 1948년 문을 연 검찰청이 7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전 마지막 업무를 수행한 1일.

‘법조 타운’ 서울 서초동은 떠나는 사람들과 남는 이들 사이 작별 인사가 한창이었다.

이날 수도권 지방검찰청을 총괄하는 서울고검 로비에서는 퇴사하는 직원을 후배 직원들이 배웅하고 있었다.

선배 손에는 꽃다발이 쥐어져 있고, 후배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가서도 잘 지내시라”고 응원했다.

전국 검찰청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총 1천962명이 오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특례 임용에 지원해 이들 중 대다수가 이날을 끝으로 사무실에서 짐을 뺐다.

검찰 청사 내부에서도 사직한 검사들이 청사를 돌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반포대로 건너 대검찰청은 이날 청사 유리에 붙은 ‘검찰청’ 글씨를 떼어냈고, 각 청사 진입로에 세워진 외문에 붙은 각 검찰청 현판도 공소청 현판으로 변경됐다.

대검 앞 차량 운전자를 위한 대형 안내판도 달라진 기관 명칭에 따라 변경됐다.

작업자들은 오가는 사람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안전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가림막을 설치한 뒤 현판을 교체했다.

대검찰청 도로표지판 철거
대검찰청 도로표지판 철거(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공소청 출범을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청사 앞 도로표지판을 철거하고 있다. 2026.10.1 [공동취재] cityboy@yna.co.kr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공소청’이 됐고, ‘서울고등검찰청’은 ‘서울광역공소청’으로 바뀌었으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서울중앙지방공소청’으로 변경됐다.

공식적으로 서초동에서 ‘검찰청’이라는 세 글자가 지워진 셈이다. 표지판 등에 미처 제거하지 못한 글자는 오는 2일부터 과거의 흔적이 된다.

직원들은 이날 검찰청의 이름이 건물에서 모두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

점심시간에는 아직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라고 적힌 현판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 줬고, 오후에는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검찰’ 마크를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현판이 바뀌면서 혼란을 겪는 일도 있었다.

한 민원인은 고검 민원실을 앞에 두고도 이미 현판이 바뀌어 알아보지 못하고 “민원실이 어디냐”며 직원에게 길을 묻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대검 중수부가 2013년 해체된 이후로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엘리트 검사들이 발령받아 수많은 정치인과 기업인을 수사한 곳이다.

브로커, 국회의원, 총리, 재벌, 전직 대통령 등 한 시대를 뒤흔든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던 수많은 이들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고, 그때마다 이곳은 역사적인 사진과 영상의 배경이 됐다.

'서울광역공소청·서울중앙지방공소청'
‘서울광역공소청·서울중앙지방공소청’(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검찰청 청사에서 현판 교체 작업이 완료된 가운데 행인들이 현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6.10.1 [공동취재] ondol@yna.co.kr

작별 인사는 비단 서초동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이날 오전까지 검사들의 사직 인사가 연달아 게재됐다.

이준명(40·변호사시험 8회) 서울중앙지검 검사, 조재익(41·사법연수원 44기) 대검 연구관, 최준환(45·43기)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 박철량(46·43기) 대구지검 검사, 강현욱(42·41기) 부산지검 서부지청 부부장검사 등이 연이어 소회를 털어놨다.

조재익 연구관은 “12년 전 서울 어느 날 검사가 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꿈을 이뤘다는 생각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고 썼다.

글을 남긴 이들 중 몇몇은 “언젠가 다시 한 울타리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웃을 수 있다고 믿고 그날이 오기를 희망하며”, “언젠가 다시 검찰이 ‘검찰’의 이름을 되찾고 그 본연의 역할을 다시 수행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등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나 이프로스를 비롯한 검찰 내부 전산망은 정오까지만 작동해 오후부터는 더는 작별 인사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내부 메신저마저도 검찰 업무의 종료를 알리듯 모두 중단됐다.

검찰청은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개혁으로 인해 이날을 끝으로 폐지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래 수사와 기소를 모두 할 수 있었던 검찰청은 사라지고, 공소권과 중대범죄 수사권을 각각 2일 출범할 공소청과 중수청이 나눠 갖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