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세력 트럼프 칭송 속
▶ 우파 일각 부정적 의견↑
▶ “최대 패배자는 네타냐후
▶ 이스라엘 위상 또 손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2주간 휴전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 내 분열이 드러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으며 다른 이들은 부정적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7일 휴전에 합의한 미국과 이란은 각자 승리를 주장하고 있으나 앞날은 불확실한 상태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는 것이 양측이 휴전에 합의한 핵심 조건 중 하나였으나 휴전 다음날인 8일에도 호르무즈해협은 대체로 폐쇄 상태가 유지됐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헤즈볼라를 상대로 이번 중동 전쟁 발발 이래 최대 규모의 공격을 퍼부으면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휴전 조건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 등은 트럼프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권이 건재하고 고농축 우라늄 비축을 유지하고 있으며 호르무즈해협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굴욕적인 전략적 패배를 당했다고 평가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 트럼프를 여전히 지지하는 마가 충성파들은 그의 성과를 옹호하고 나섰다. 우익 평론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디네시 드수자는 “트럼프가 다시 한번 비판자들보다 한 수 앞섰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성숙하고 책임 있는 “어른”의 자세를 취했다고 칭송했다.
미국보수연합(ACU) 의장이며 로비스트인 맷 슐랩은 마가 지지층은 트럼프를 신뢰하며 이번 휴전 결정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연방의회 의원들 중 마가 노선으로 알려진 이들은 대부분 이번 휴전에 대해 공개적 평가를 하지 않았으나 낸시 메이스(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힘을 통한 평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어떤 모습인지 세상에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이제 충돌을 영원히 종식하고 우리 군대를 집으로 데려올 때다”라고 말했다.
휴전 결정에 대해 조심스럽게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방상원에서 가장 목소리가 크고 공격적인 이란 매파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면서도 “내가 보기에 이른바 협상 문서에는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마가 인사들은 그보다 더 날카로운 비판을 던졌다. 작가이며 스스로를 ‘마가 유대인’이라고 부르는 매튜 파인버그는 소셜 미디어 X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권좌에 남겨두는 휴전은 평화가 아니다. 그것은 허락이다. 전열을 재정비하라는 허락, 재무장하라는 허락,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다시 반복하라는 허락이다. 그것은 승리가 아니다. 지연일 뿐이다”라고 썼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가 지지자들 중 일반인 유권자들은 대부분 트럼프를 계속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들이나 남초 커뮤니티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해외 군사 개입을 끝내겠다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젊은 마가 유권자들이 트럼프가 시작한 이란 상대 전쟁에 대해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마가 운동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우파 논객 터커 칼슨은 3월 중순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이익보다 이스라엘의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중동전쟁이 불안정한 휴전에 돌입하며 ‘승자 없는 전쟁’이 됐지만 최대 패배자는 전쟁의 흐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8일 가디언은 “수년간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역대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 공격에 동의하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했음에도 전쟁은 결국 실패작으로 끝났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중동전쟁 오판을 꼬집었다.
가디언은 네타냐후 정권이 길어야 몇 주 내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를 완전히 빗나갔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전쟁을 통해 이란 정권 교체와 혁명을 유도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예측이 “우스꽝스럽다”고 평가했는데 미국의 생각이 결국 맞았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직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을 지속해야 한다고 설득했던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