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염분 섭취가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짠 음식이 면역 체계를 자극해 혈관을 조기에 노화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보충제보다 자연식품 중심의 식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최근 게재된 전임상 연구에 따르면, 고염 식단이 심혈관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연쇄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앨라배마대학교 연구진은 고염 식단을 섭취한 생쥐에서 혈관 기능이 빠르게 악화되는 현상을 관찰했다. 연구에 따르면 고나트륨 식단을 4주간 유지한 생쥐는 혈류를 조절하는 작은 동맥이 이완 능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혈관 내피세포의 ‘세포 노화(cellular senescence)’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포 노화는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않고 염증성 신호 물질을 방출해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는 조기 노화 현상이다.
연구진이 혈관 세포를 실험실에서 직접 염분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진행했을 때는 별다른 손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염분이 직접 혈관을 손상시키기보다는 신체 면역 반응이 혈관 손상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염분 섭취는 면역 체계가 ‘인터루킨-16(IL-16)’이라는 분자를 분비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 물질은 혈관 세포에 조기 노화를 유도하는 신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세포가 노화되면 동맥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화질소(nitric oxide) 생성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혈관 탄력이 떨어지고 혈류 조절 기능이 약화돼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되돌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놀리틱(senolytic)’ 계열의 실험용 약물을 사용했다. 암 치료제로 사용되는 나비토클락스를 활용해 노화된 세포를 제거한 결과, 고염 식단을 섭취한 생쥐의 혈관 기능이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된 세포가 제거되자 남아 있는 건강한 혈관 조직이 탄력을 유지하고 혈류 변화에 정상적으로 반응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동물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인간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비토클락스와 같은 세놀리틱 약물은 안전성과 효과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동맥 플라크에 미치는 영향도 혼재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팔레오 다이어트 최고경영자 트레버 코너는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자연식품 중심의 식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 건강과 관련된 일부 영양소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며 “보충제만으로는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얻기 어려울 수 있어 다양한 자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과도한 염분 섭취를 줄이고 자연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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