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인간을 비롯해서 모든 움직이는 동물은 태어나면 언제고 다른 곳으로 가게 되어 있다. 인간 역시 죽음을 맞게 되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부모자식간에도 피하게 되는 화제 중에 하나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것은 죽음 전과 후가 있다는 것이다. 죽음의 전후를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는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로 보아야 하기에 하는 말이다. 누구나 죽음 전에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정리해야 한다. 이는 살아 온 삶의 흔적을 지우는데 필요한 하나의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흔적을 지운다는 말 보담은 흔적을 남긴다는 말이 우리의 귓전에 있는 말이다. 죽은 자가 무엇인가를 남기는 게 좋아 보이는 듯하나 평범했던 사람들의 흔적은 아무리 좋았던 것이라 해도 결국은 뒤치닥거리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호사유피(虎死留皮) 란 사자성어가 있다. 죽음이 주변의 삶으로 부터 완전히 떠나는 듯 하나, 사람들에게 흔적을 남기게 된다. 인사유명(人死留名)이란게 그것이다.
살아 있을 당시 향기가 있던 꽃이 였다면, 그 향기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악취 만 남기고 간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인간이 남기게 되는 것 중엔 말(言語)이 있다. 살아 생전에 기분 좋은 말도 했을 것이고, 가슴을 아프게하는 말도 했을 것이다. 남에게 눈물을 주는 말도 했겠고, 상처를 주는 말도 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그 말을 기억한다면 좋음의 말이건 나쁜 말이건 흔적을 남긴 것이리라.
지금 서서히 유행하다시피하는 것 중에 하나가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란게 있다. 죽음 전에 꼭 실행을 해야 하는 필요 절차 중에 하나이다. 움켜 쥐고 있는 것 중에 놓아야 할 것 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죽는 그날까지 움켜 쥐고들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불을 많이 덮어도 추운날이 온다. 이것은 사망에 이르기 바로 전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죽음의 기술(Ars Moriendi) 이라는 책은 수 많은 사람들이 흑사병으로 죽어 가던 중세 시대 유럽에서 발간된 죽음 준비를 위한 지침서이다. 오늘의 현실이 그 때와 비슷하다. 이 책의 내용 중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도 나온다. 즉, 죽음을 매일 생각하라는 의미인데, 이 말을 받아 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을 상 싶다. 노년이 되면 누구나 늙음으로 인해서 죽게 된다. 자신의 죽음을 혼자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죽음에 대한 실질적인 대화가 이루어 저야 한다.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관점과 실질적인 문제를 놓고 대화를 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갖게 되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
죽음 문화를 금기시한 한국 사람들이지만, 죽기 전에 본인의 수의(壽衣) 를 갖고 있는 문화가 보편화 된적도 있었다. 미국의 템플 대학에서는 죽음과 죽음의 과정을 가르킨지가 이미 30년을 넘기고 있다. 한국인들은 죽음을 통해서 삶을 들여다 보는 문화적 배경이 없다. 지금은 우리 시대에 처음 당해보는 팬데믹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죽음을 직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죽음은 노화, 질병, 사고로 생기게 된다. 법의학으로 보면, 뇌, 폐, 심장이 멈추어야 만 사망이 되는 거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에게 죽음이 찾아와 몸과 마음이 분리 될 때 ” 영혼은 육체적 욕망의 속박에서 벗어나 천국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 갈것” 이라 확신을 했다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 오지만, 죽음을 맞게 되는 사람에게는 두려울 뿐이다. 허나 온화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하여 가족에게 평화스러움을 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삶과 죽음의 차이가 무엇이며, 죽음 전과 후에 정리 해야 할 것들을 가족과 이야기 해 보는 것도 좋을 때 인듯 하다. 물론 우리의 정서로는 쉽지 않은 일이나 해 두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