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토-마르티네스 시의원… 11월 주민투표 상정 제안
▶ “대표성 없이 세금 납부”에 “시민권 개념 훼손” 반발
LA에서 비시민권자에게 지역 선거 투표권을 부여하자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찬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30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휴고 소토-마르티네스 LA 시의원(13지구)은 오는 11월3일 선거에 주민발의안을 상정해 시의회가 비시민권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같은 발의안이 실제 통과될 경우 LA 시장과 시의원 선거는 물론 LA 통합교육구(LAUSD) 교육위원 선거에도 비시민권자의 참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제안은 실제 시행까지 여러 절차적 관문을 넘어야 한다.
우선 시의회가 주민투표 상정 여부를 승인해야 하며, 이후 유권자들의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시의회가 선거법 개정을 위한 별도의 조례를 통과시켜야 최종 시행이 가능하다.
에코팍부터 할리웃까지 지역을 대표하는 소토-마르티네스 시의원은 “멕시코에서 이민 온 부모님은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내며 공립학교에서 자녀를 키웠지만 시민권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지역사회를 결정하는 과정에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며 “이번 제안은 이민자 커뮤니티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안은 이사벨 후라 시의원(14지구)의 공동 서명을 받아 현재 시의회 규정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민정책 강화를 주장하는 단체 ‘미국이민개혁연맹(FAIR)’의 아이라 멜먼 대변인은 “이 같은 정책은 시민권의 개념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도시 운영에 대한 결정권은 시민에게만 주어져야 할 권리이자 특권”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오는 6월2일 예비선거에서 소토-마르티네스 의원에 도전하는 딜런 켄달 후보는 “이 정책이 오히려 비시민권자 명단을 만드는 결과를 낳아 연방 이민당국의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민자 보호라는 취지와 달리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연방법은 비시민권자의 연방선거 투표를 금지하고 있으나, 주와 지방정부는 자체적으로 지방선거 규정을 정할 수 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비시민권자에게 교육위원 선거 투표권이 부여된 바 있으며, 오클랜드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2022년 통과됐으나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반면 오렌지카운티 샌타애나에서는 지난 2024년 동일한 제안이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이번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 ‘인도적 이민자 권리연합(CHIRLA)’의 안젤리카 살라스 대표는 “영주권자나 DACA 수혜자 등 많은 주민들이 세금을 내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며 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지만 대표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과세에는 대표가 따른다는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제안은 일부 다른 정치인들의 지지도 받고 있다. LA시 검사장 선거에 출마한 마리사 로이 후보는 “지역 선거에서 이민자 투표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유니스 헤르난데스 시의원(1지구)도 재선 캠페인에서 해당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한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