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 50인 아티스트, 세계종이접기연합 소선주 원장
종이 한 장으로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잇는 특별한 예술가 소선주 원장이 지난 23일 WINTV 생방송 시카고 지금에 출연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활동 중인 세계종이접기연합 소선주 원장은 한국 종이공예를 통해 지역사회에 한국 문화를 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예술인이다. 소 원장은 현재 지역 학교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 종이접기 수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전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개인전과 단체전을 꾸준히 열며 활동을 이어왔고, 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위스콘신 50인의 아티스트’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고 밝혔다.
최근 그는 시카고 한인여성회에서 ‘Seven Secret Box(7개의 비밀 상자)’ 종이접기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행사는 한국 전통 종이공예인 색실첩을 응용해 카드와 비밀 상자를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소 원장은 “한국 종이접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모여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며 “특히 다양한 연령대의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현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50대부터 80대 이상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은 여러 장의 종이를 반복해서 접고 연결하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 겉으로는 꽃무늬처럼 보이지만, 열면 숨겨진 구조가 드러나는 작품에 참가자들은 큰 흥미를 보였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한 접기에서 시작하지만 점점 복잡한 단계로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며 “세 시간 수업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집중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공예를 넘어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활동이었다. 반복적인 접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순서를 암기하고, 완성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 원장은 “특정 단계에서는 같은 형태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뇌를 자극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한국에서는 유치원 교육부터 활용될 만큼 교육적 효과가 크고, 어르신들에게는 치매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교육학 전공자로서 다양한 연령층을 지도해 왔다. 미국 공립학교에서도 초청을 받아 수업을 진행했으며, 현지 교사들로부터 “직접 손으로 만드는 활동이 학습 동기를 크게 높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소 원장은 종이접기를 시작한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한국에서 전문 교육과정을 마친 뒤 2006년 미국으로 건너와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미국에서는 종이접기를 일본 오리가미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리가미가 한 장의 종이로 완성하는 방식이라면, 한국 종이공예는 여러 장을 자르고 붙이며 더 확장된 예술 형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위스콘신 주정부 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기까지의 과정도 소개했다. “처음에는 ‘종이접기는 일본 것’이라는 이유로 탈락했지만, 한국 종이공예의 역사와 자료를 보완해 다시 도전한 끝에 지원을 받게 됐다”며 “이후 주 설립 50주년 기념 ‘50인 아티스트’에도 선정됐다”고 말했다. 소 원장은 종이접기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문화 전달의 도구’로 바라본다. 그는 “한국 전통은 단순한 접기 기술을 넘어 종이를 만들고, 글을 쓰고, 다시 재활용하며 예술로 발전시켜온 역사”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창의성을 발휘해온 우리 조상의 정신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한국의 전통과 가치를 자연스럽게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종이공예”라고 덧붙였다.
소 원장은 2006년부터 밀워키 한국학교에서 봉사하며 한인 입양아들을 위한 문화교육도 이어왔다. 설날 행사와 다양한 수업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해왔다. 그는 “아이들이 ‘한국 엄마’라고 불러줄 때 큰 책임감과 보람을 느낀다”며 “지금도 많은 가정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한국 문화를 전해온 시간 중 가장 보람된 순간으로 그는 지역 공립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을 꼽았다. “종이접기 클럽에 참여한 학생들이 계속 배우고 싶다고 말할 때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요리 수업 역시 빠르게 마감될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끝으로 그는 한인 사회에 메시지를 전했다. “과거에는 한국이 낙후된 나라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강국이 됐습니다. 우리 스스로 전통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고, 좋은 문화를 나누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합니다. 시카고 한인사회에서도 한국 문화를 자신 있게 알리는 분들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종이 한 장에서 시작된 그의 이야기는 이제 지역사회를 넘어 한국 문화의 가치를 세계로 확장시키고 있다.
<전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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