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대 의학센터, 폐·간·신장·췌장 동시 이식 성공
의료진 “환자가 원하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
낭성 섬유증을 앓아온 20대 여성이 시카고에서 폐, 간, 신장, 췌장 등 4개 장기를 동시에 이식받는 고난도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시카고대 의학센터(UChicago Medicine)에 따르면 올해 28세인 재스민 존스 씨는 생후 5개월 만에 낭성 섬유증(Cystic Fibrosis) 진단을 받았다. 낭성 섬유증은 체내에 끈적한 점액이 쌓여 폐와 소화기관 등에 영향을 주는 유전성 질환이다. 존스 씨는 어린 시절 배우의 꿈을 키우며 지냈지만, 대학 시절 낭성 섬유증과 관련된 당뇨병 진단을 받은 뒤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간 기능이 떨어졌고, 한때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검사 결과 신장 기능도 10% 수준까지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간과 신장만 이식할 경우 기존에 손상된 폐가 새 장기들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폐와 간, 신장, 췌장을 함께 동시 이식하는 수술이 결정됐다.
시카고대 의학센터 이식외과 전문의 롤프 바스 박사는 “이런 수술은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해 과거에는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상태까지 버티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동일 기증자로부터 필요한 장기들이 확보되면서 수술팀은 곧바로 준비에 들어갔다. 존스 씨는 당시 “수술대 위에서 죽을까 봐 두려웠다”고 회상했다. 의료진은 약 36시간에 걸쳐 네 장기를 이식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바스 박사는 “각각의 장기 이식은 의료진이 정기적으로 해오던 수술이지만, 돌아보면 36시간 안에 거의 모든 주요 장기를 교체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존스 씨는 일상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과거 어린이집에서 일했으며, 앞으로 새로운 취미를 찾고 다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존스 씨는 “통증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존스 씨는 자신에게 새 삶의 기회를 준 장기 기증자와 그 가족에 대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그분과 가족들을 자주 생각한다”며 “감사한 마음과 슬픈 마음이 함께 든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이번 수술이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다시 사회로 돌아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스 박사는 “이식 환자들이 세상 속에서 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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