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요양 비용 마련
▶ 고령자 친화 주택 개조
▶ 메디케이드 사용 주의
집만큼 편안한 곳은 없다. 이런 생각은 노년기에도 변함이 없다. 자신이 살던 집에서 노후를 보내길 원한다면,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부터 해결해야 한다. 대형보험회사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올해 조사에 따르면 건강상의 문제로 돌봄이 필요해질 경우 미국인의 약 73%가 자택 돌봄을 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선호는 고령층에서 더욱 뚜렷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83%, X세대의 78%가 자택 돌봄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자기 집에서 계속 거주하는 이른바 ‘스테이 풋’ 은퇴 계획을 실현하려면 미리 재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집값·금리’ 급등에 다운사이징은 옛말
집을 줄여 이사하는 다운사이징보다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스테이 풋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살던 집을 팔고 더 작은 집으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 재정 전략으로 여겨졌다. 주택 매각 대금으로 노후 돌봄 비용을 마련하거나 주택 유지·관리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집을 떠나지 않고 계속 거주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단순히 추억이나 정서적 애착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금리 때문에 낮은 고정금리로 모기지 대출을 받은 주택 소유주나 이미 대출금을 모두 갚은 경우 주택 매각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주택 수요가 높은 주택시장에서는 매물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원하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을뿐만아니라 작은 집을 오히려 비싸게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 ‘주택 개조·장기요양’ 비용 마련해야
과거에는 기존 주택을 매각하는 것만으로도 장기 요양 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 돌봄이 필요해지면 집을 팔고 자신의 형편에 맞는 주택으로 옮긴 뒤, 매각 대금으로 재택 돌봄 인력이나 생활보조시설 이용료 등 필요한 돌봄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주택 매각 대금은 실제로 지금도 여전히 노후대비에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54%는 장기 요양에 대비한 재정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런데 기존 주택을 팔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노후 돌봄 비용이 발생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자금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돌봄 비용은 계속 증가세로,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조사에 따르면 장기 요양 비용은 2050년대 후반 연간 5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주택 대부분이 고령자가 안전하게 노후를 보내도록 설계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현재 거주 중인 집에서 노후를 보내려면 노후 생활에 맞게 집을 개조하는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손잡이와 출입이 편리한 욕조 등을 설치하는 욕실 개조에만 약 6,700~1만7,700달러의 비용이 예상된다.
■ ‘스테이 풋’ 은퇴 시 고려할 사항
집에서 노후를 보내는데 필요한 저축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 사항을 고려해 미리 재정 계획을 세워야 스테이 풋 은퇴를 실현할 수 있다.
▲ 메디케어: 메디케어는 일반적으로 의료 서비스가 아닌 장기 요양 비용을 보장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목욕이나 옷 입기, 식사 준비 등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다른 방법으로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치매 진단을 받거나 다른 이유로 의사가 가정 의료 서비스를 처방한 경우에는 일부 돌봄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강 상태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메디케어를 통해 약 75시간의 돌봄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메디케어는 집에서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팡이나 보행기 같은 의료 장비 비용도 지원하지만 주택 개조 비용은 제외된다.
▲ 메디케이드: 메디케이드는 소득 기준 등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면 요양비 마련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은 경우 주택 소유주 사망 후 기존 주택 자산을 대상으로 요양비 상환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이 때 주택을 자녀 등에게 상속하는 과정에서 집을 팔아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메디케이드 자격 요건과 관할 주 담당 기관 등의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Medicaid.gov)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장기 요양 보험: 장기 요양 보험은 요양원 입소, 생활보조시설 이용, 성인 주간 돌봄, 재택 돌봄, 주택 개조, 돌봄 서비스 조정 등에 드는 비용을 보장한다. 일반적으로 가입 연령이 낮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하다. 이 때문에 많은 재정 전문가가 50~60대에 장기 요양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 주택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과 ‘주택담보신용대출’(HELOC)은 주택에 상당한 순자산이 쌓인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이용하기 전에 금리와 수수료, 계약서의 세부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는 계획이 확실한 경우에만 고려하는 것이 좋다. 대출 연체나 불이행 등이 발생할 경우 자칫 주택이 압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리버스모기지: 리버스모기지는 62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고려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한 종류다. 이를 이용하면 주택 순자산의 일부를 현금으로 활용하면서 매달 모기지 상환금을 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집을 팔거나 이사해 더 이상 거주하지 않게 된 경우, 또는 사망 시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격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며 수수료와 모기지 보험료 등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준 최 객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