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케이드 허위 청구” 연방·주정부 대대적 수사
▶ 한인 운영 2곳 압수수색
▶ “올 것 왔다” 업계 초긴장
▶ 단속확대 가능성 전전긍긍
한인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를 운영해 온 한인 모녀가 메디케이드 허위 청구 등 대규모 의료사기 혐의로 전격 체포·기소됐다. 여기에다 뉴욕 지역 한인 운영 데이케어 센터 2곳을 포함, 총 12개 이상의 시설들이 연방 및 주정부 수사당국의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당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전국 한인 시니어 데이케어 업계에 메디케이드 사기 단속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이번 단속이 일부 업체에 국한된 일회성 수사가 아니라 메디케이드 부정 수급과 허위 청구, 불법 리베이트 등 어덜트 데이케어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겨냥한 광범위한 수사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인 업계에서는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반응과 함께 뉴욕에서 시작된 대대적인 단속이 타주 한인 데이케어 업계와 관련 의료서비스 업종으로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뉴욕 스태튼아일랜드 검찰은 뉴욕주 보건국 및 연방 수사당국과 함께 ‘스태튼아일랜드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 소유주 엄양심(79)씨와 프로그램 디렉터 최주영(49)씨를 대규모 메디케이드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두 사람은 모녀 관계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4월17일부터 8월25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실제로 제공하지 않은 성인 데이케어 서비스를 제공한 것처럼 허위 청구서를 제출해 53만달러 이상의 메디케이드 예산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미 사망했거나 미국을 떠나 해외에 체류 중인 시니어 최소 32명의 명의를 이용해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를 청구하는 수법으로 1만3,000달러를 추가로 부당 수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마이클 맥마혼 스태튼아일랜드 검사장은 이번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피고인들은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고 제공할 의사도 없으면서 수백 명의 노인 명의로 메디케이드와 장기요양 관리보험(MLTC)에 허위 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녀에게는 2급 의료사기 등 중범죄 혐의가 적용됐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맥마혼 검사장은 이번 사건이 대규모 의료사기 수사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오늘 발표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수많은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들이 유사한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방 및 주정부 수사기관과 협력해 관련 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고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번 한인 모녀의 체포·기소는 뉴욕 일대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대적인 합동 단속과 맞물려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메디케어·메디케이드국(CMS) 등 연방 및 주정부 관계기관이 참여한 합동 단속반은 최근 뉴욕시 퀸즈, 브루클린, 스태튼아일랜드 등지에서 메디케이드 사기 혐의를 받는 12곳 이상의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퀸즈 플러싱의 한인 운영 업체인 ‘한마음 데이케어’와 ‘효심 데이케어센터’도 포함됐다. 수사당국은 이와 별도로 약 80개 데이케어 센터에 경고장을 발부하는 등 메디케이드 청구 및 운영 실태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일부 한인 데이케어 센터들은 노인 회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석을 조건으로 현금이나 기프트카드, 식료품 등을 제공하는 불법 리베이트 관행과 실제 출석하지 않은 회원을 등록해 메디케이드 비용을 허위 청구하는 행위 등으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불필요한 홈케어 서비스와 처방전, 의료기기 공급 등을 연계해 중복 청구하는 수법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한인 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플러싱 해피라이프 데이케어 관련 대형 기소 사건 이후 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지만, 이번에 또다시 대표적인 한인 업체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한인 업주까지 체포되면서 불안감이 크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업체의 불법 행위 때문에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한인 데이케어 센터들까지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수사당국의 칼끝이 데이케어와 연계된 약국이나 홈케어 에이전시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뉴욕에서 시작된 대규모 단속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한인 데이케어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돼 온 불법 행위를 근절하고 투명한 운영 체계를 확립하지 않으면 업계 전체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스태튼아일랜드에서 기소된 엄씨와 최씨 측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