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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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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폭동, 이민의 대가?…유럽서 이주민 논쟁 다시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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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규모 시위가 휩쓴 프랑스 파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시작으로 유럽 극우·중도 지도자까지 “이민 통제” 메시지
“이민-폭동 연관성 불분명하나 극우·우익 집권 불씨 줄 수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프랑스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과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의 틈을 타 검은 복면을 쓴 폭도들이 상점 약탈과 공공시설 방화 등 폭동을 벌인 것과 관련해 유럽 안팎에서 이민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극우 정치인들은 이번 폭동을 대선 주요 쟁점인 이민 이슈와 연계해 이민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비행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 유력 주자인 극우 국민연합(RN) 마린 르펜 의원은 “우리는 수십년간 통제받지 않은 이민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은 이주민 출신과 폭동의 연관성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이번에 체포된 약 2천400명 가운데 상당수가 성인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극우부터 중도까지, 미국부터 유럽까지 여러 지도자가 이번 사태를 ‘이민 통제 강화’와 연결 지었다.

폐허 된 마르세유 거리
폐허 된 마르세유 거리[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일찌감치 트루스소셜을 통해 프랑스 학생 시위는 학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통제 불능의 대규모 이민”과 관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8일 “마음속에 증오를 품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온 이민자들이 한때 위대했던 그 나라(프랑스)를 산산조각 내왔다”며 “너무 늦기 전에 국경을 닫고 통제권을 가져오라”고 적었다.

오랫동안 이민 정책을 두고 논란을 벌여온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논쟁도 더욱 가열됐다.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총리는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프랑스의) 무분별한 파괴와 부당한 폭력 앞에서 헝가리가 왜 가능한 한 가장 엄격한 이민 정책을 지지하는지, 어떤 압력에도 국경 보호와 이민 정책에서 물러서지 않는지 모두가 분명히 알게 됐다”고 썼다.

친유럽 중도보수 성향의 머저르 총리는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유럽이 오늘날 심각한 곤경에 처했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우리 대륙을 보전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16일 악수하는 투스크 총리와 머저르 총리
16일 악수하는 투스크 총리와 머저르 총리[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헝가리 좌파 진영에선 머저르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좌익 활동가이자 부다페스트 시의원인 언드라시 얌보르는 “헝가리 총리가 사람들의 정당한 요구와 부당한 폭력 문제를 다루지 않고 이민자 꼬리표 달기나 하다니 깊이 우려된다”며 “인구 구성이 그렇듯이 일부 시위자가 이주민 배경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 시위는 그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프랑스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폴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들이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하지도, 그 실수의 대가를 치르지도 않을 것”이라며 헝가리가 엄격한 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옹호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유럽연합(EU) 주요국 정상들의 이같은 잇단 발언을 두고 각국이 주요 선거를 목전에 둔 가운데 이 문제를 놓고 얼마나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머저르 총리와 투스크 총리를 비롯한 EU 정상들은 지난 15∼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도 이민 문제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한 외교관은 논쟁이 “끔찍했다”고 말했고, 다른 외교관들도 “논쟁이 가열됐고 직설적이었으며 EU 정상회의 환경에 어울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개입해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들 외교관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가 이민 정책을 ‘유럽 문명의 수호’와 연관 지으며 ‘매우 격앙된 표현’을 썼다.

또한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덴마크와 이탈리아, 폴란드는 이민에 관해 훨씬 강경한 표현을 쓰고자 했고 10여 개국이 이를 지지했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뤽 프리덴 룩셈부르크 총리가 이를 거부하면서 무산됐다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EU 회원국 정상들이 차기 장기 예산안과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 문제를 놓고 합의해야 하는 민감한 시점에 이민 문제를 놓고 균열을 드러낸 셈이다.

폴리티코는 “이민 문제는 유럽에는 화약고와 같다. 점점 더 대담해지는 극우·우익 세력의 도전에 직면한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주요국 정상에게는 더 그렇다”며 “이번 폭동과 약탈이 이들(극우·우익) 집권에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U 정상회의
EU 정상회의[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