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운영돼온 캐나다 최대 사설 어학원이 예고 없이 문을 닫으면서 한국인 유학생들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가 2024년 유학 비자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현지 어학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새로 입국한 유학생 수는 2024년 29만3000명에서 지난해 11만5000명으로 반토막 났고 올해 1~7월에는 2만8000명에 그쳤다. 전체 국제 유학생 수도 2023~2024학년도 이후 42% 급감했다.
수입원이 말라버린 대형 어학원들이 잇따라 문을 닫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EC English가 토론토·밴쿠버·몬트리올 캠퍼스를 전면 폐쇄했고 불과 닷새 뒤인 18일 캐나다 최대 사설 어학기관 ILAC마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즉각 운영을 중단했다. 파산보호 신청과 동시에 모든 수업과 프로그램이 취소됐고 KPMG가 파산관재인으로 지정됐다.
랭귀지스 캐나다는 어학 과정 재학생 1362명이 직접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지만 고등학교·직업교육 과정 등록생은 보호 대상에서 빠져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크다.
한국인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한국인 해외 유학생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 5위(8.1%)로 어학연수 목적 단기 체류자까지 포함하면 현지 한국인 학생 수는 상당하다.
지난 12일 캐나다에 입국한 한국인 ILAC 학생의 가족은 국내 유학원 게시판에 “6개월치 학원비와 기숙사비를 모두 완납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호소했다. 한 30대 한국인 여성은 “6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항공권과 홈스테이 계약까지 마쳤는데 폐업 통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일부 학생은 학교가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폐업 소식을 접했고 ILAC으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지 못한 경우도 확인됐다.
구제 절차는 진행 중이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랭귀지스 캐나다는 어학 과정 학생들을 다른 회원 기관에 배치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수업 종료가 임박한 학생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항공료·주거비·보험료는 보상 대상이 아니며 대체 기관 배치 시점도 보장되지 않는다.
ILAC 측은 최근 3년간의 규제 변화로 재정 운영이 한계에 달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부채 규모와 채권자 현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