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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rch 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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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신청 철회해도 ‘사기 책임’ 못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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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IS가 사기 및 허위 진술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 [로이터]

USCIS 단속 대폭 강화
▶ AAO 판례 후 정책 변경
▶ “편법·중복 신청 차단”
▶ H-1B 등 심사에 직격탄

연방 이민 당국이 사기 및 허위 진술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이민 신청을 중도에 철회하더라도 관련 위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면서, 비자 신청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최근 이민행정항소국(AAO)의 구속력 있는 판례인 ‘텍스퍼츠 사건’을 반영해 새로운 정책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이민 신청이 철회된 이후에도 사기 또는 중대한 사실에 대한 고의적 허위 진술 여부를 계속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신청자가 비자나 신분 변경 신청을 자진 철회할 경우, 통상적으로 심사가 종료되며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판례로 이러한 ‘전략적 철회’가 더 이상 안전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AAO는 판결문에서 “사기나 허위 진술로 인한 이민법상 불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신청을 철회하는 것만으로 그 결과를 회피하도록 허용한다면, 미국 이민법의 근간이 훼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청 철회가 향후 이민 혜택 신청에서 유리한 위치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한 인력 파견업체가 H-1B 취업비자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이민국은 심사 중 해당 외국인 신청자가 복수의 연계된 등록을 통해 추첨 당첨 확률을 인위적으로 높였을 가능성을 포착했다. 이는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기 또는 고의적 허위 진술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다.

이에 이민국은 ‘거절 의도 통지서’를 발송했으나, 업체 측은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신청을 철회했다. 그러나 이민국은 심사를 중단하지 않고 기록을 바탕으로 공식적인 ‘사기 판단’을 내렸으며, 이는 향후 해당 신청자의 비자 신청 및 입국 자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였다. 업체 측은 “신청이 철회된 이후에는 이러한 판단을 내릴 권한이 없다”며 항소했지만, AAO는 이를 기각하고 이민국의 권한을 인정했다.

이번 판례에 따라 USCIS는 내부 지침을 통해 심사관들이 신청 철회 여부와 관계없이 사기 또는 허위 진술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고 기록하도록 했다. 특히 ‘사기’와 ‘고의적 허위 진술’을 구체적으로 구분해 명시하도록 강조했다. 또한 이민국은 허위 진술의 경우 사기보다 입증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을 들어, 심사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향후 H-1B 비자 절차를 포함한 전반적인 이민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용주와 신청자가 공모해 복수 신청을 하는 등의 편법 행위에 대한 단속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한 번 내려진 사기 또는 허위 진술 판단이 향후 모든 이민 절차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자 승인 여부는 물론, 입국 허용, 재신청 자격, 심지어 형사 책임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정책 변화는 미국 이민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민 전문가들은 “이제는 단순한 신청 철회로 문제를 회피하려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신청 단계부터 철저한 법적 검토와 투명한 절차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