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워” 토로…미군 재배치 관련 트럼프 진의에 ‘촉각’
루비오 “‘징벌적’ 조치 아냐…전세계 필요 따라 지속적 재검토 필요”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유럽 주둔 미군 병력 배치가 오락가락하는 일이 거듭되자 유럽 동맹국들이 당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국은 폴란드에 추가 병력 5천명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이 앞서 연기됐던 미군 4천명의 폴란드 배치를 재개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기존에 예고했던 5천명의 주독미군 감축 병력을 폴란드로 재배치한다는 의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당사국 폴란드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즉각 환영을 표현했다.
하지만,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의 감축과 재배치를 둘러싸고 최근 몇주 새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계속 달라지고 있는 터라 유럽 동맹국은 이번 발표를 반신반의하면서 유럽 주둔군 재배치와 관련한 미국의 진의가 과연 무엇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 [AFP=연합뉴스]](https://img5.yna.co.kr/etc/inner/KR/2026/05/22/AKR20260522152400098_05_i_P4.jpg)
AFP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르드 스웨덴 외무장관은 22일 스웨덴 남부 헬싱보리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기자들에게 “정말 혼란스럽고 상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유럽 안보에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는 미군 배치와 관련한 미국 측의 발표가 유럽 동맹국들과의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이날 회의에 참석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유럽 주둔 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상황을 명확히 해달라는 유럽 동맹국들의 요청도 빗발쳤다.
루비오 장관은 이에 유럽 주둔 미군 병력 배치와 관련한 결정이 ‘징벌적인 조치’가 아니며, 미국은 전 세계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병력 배치를 지속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은 약 8만명으로, 미 국방부는 나토 동맹국들과의 협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최소 7만6천명의 병력과 주요 장비를 유럽에 유지해야 한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그래야 미국이 주둔군을 줄일 때 유럽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2일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뉴스]](https://img4.yna.co.kr/etc/inner/KR/2026/05/22/AKR20260522152400098_06_i_P4.jpg)
유럽 주둔 미군 재배치를 둘러싼 당혹감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토 외무장관 회의차 스웨덴을 방문한 미국 국방 당국자들도 AP에 익명으로 “우리는 지난 2주 대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의)첫 발표에 대응하는 데 보냈다”며 “이번 발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우리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언쟁을 벌인 직후 독일 주둔 미군 5천명을 줄이겠다고 이달 초 전격 발표했다. 이에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독일에서 철수하는 병력을 폴란드로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폴란드로 이미 향하고 있던 미 육군 순환 병력 4천명의 폴란드 배치 계획을 돌연 취소해 폴란드와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곤욕을 치러야 했다.
한편,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이 유럽 주둔 병력을 재배치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한 사안이었다”면서 나토 외무장관 회의 직전에 전해진 미군 5천명의 폴란드 추가 배치 소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바데풀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던 기존 계획을 유지해 줄 것을 요청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24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토마호크 등 미국산 중장거리 미사일을 독일에 배치하기로 약속했으나 미 국방부는 주독미군 감축 계획의 일환으로 미사일 배치 계획도 함께 철회한 바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