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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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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국일보 심층인터뷰] 알고리즘의 궤도 위로 떠오른 새로운 부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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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스토리텔러 김창익 작가(54세)

글로벌 패권의 최전선을 통찰하는 경제스토리텔러 김창익

화폐의 환상이 저물고, 거대한 실물의 시대가 눈을 뜨다
2026년 9월 16일, 늦여름의 열기는 사라지고, 투명한 가을볕이 창가에 빈틈없이 내려앉는 오후다. 단정한 스트라이프 셔츠에 지적인 뿔테 안경을 쓴 김창익 작가가 테이블 너머로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차분한 어조로 지난 삶의 궤적을 덤덤히 풀어내는 그의 모습은 차가운 숫자를 다루는 금융인이라기보다, 시대의 거대한 맥락을 짚어내는 철학자에 가까웠다. 지금은 경제를 스토리로 풀어내며 대중에게 통찰을 던지는 전업 작가이자 지식 콘텐츠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의 출발점은 자본주의의 최전선인 월스트리트나 여의도가 아니었다.

서울 역삼동 한 카페에서 김창익작가(좌)와 글로벌 패권에 대해 본지 특파원(우)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무인 카페 브랜드를 운영하며 매장 안의 치열한 생존을 고민하던 평범한 사업가였다. 하지만 현상의 이면을 꿰뚫어 보는 그의 시선은 남달랐다. 직장 생활을 거쳐 카페 사업을 확장하던 중,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덮쳐왔을 때 그는 차트나 재무제표 대신 ‘거시 경제’라는 큰 숲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과거 군사력과 전통 금융이 쥐고 있던 패권의 중심이 실리콘밸리의 빅테크와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이동하는 현상, 즉 ‘자본과 권력의 재편’에 관한 첫 번째 화두를 던지자, 그는 지난 100년의 화폐 역사를 거침없이 소환했다.

“지난 70년, 혹은 100년간은 철저히 ‘화폐의 시대’였습니다. 닉슨 쇼크 이후 달러가 금의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세상은 돈을 찍어내는 자들이 지배하는 시스템으로 굴러갔죠. 하지만 이제 그 화폐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인플레이션은 화폐라는 종이 쪼가리가 가진 환상을 깨뜨리고 있었다. 그가 거시 경제의 흐름을 읽고 코로나 직후 엑슨모빌과 같은 석유 기업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둔 것도, 기축통화의 붕괴를 예견하고 ‘초우량 실물 자산’으로 자본이 이동할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했기 때문이다. 월가의 낡은 금융 자본이 쥐고 있던 권력은 이제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칩,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플랫폼의 심장부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고 있다. 막후의 조정자는 이미 바뀌었다. 화폐의 환상에서 깨어나 ‘초우량 담보’를 쥐는 자만이 새로운 권력의 주인이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알고리즘은 곧 무기다! 카이스트 공학도에게 띄우는 패권의 시선
대화는 자연스럽게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 같은 혁신가들이 주도하는 기술과 안보의 하이브리드 혁명으로 이어졌다. 김 작가는 2020년경 이란 전쟁의 발발을 예측하고 그 지정학적 파장을 분석한 글을 써 내려갔던 자신의 경험담을 꺼냈다. 비록 무명 작가라는 이유로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는 뼈아픈 시기를 겪었지만, 현상을 꿰뚫어 본 그의 예측은 결국 시대의 흐름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는 현대전의 양상이 자원을 뺏기 위한 전통적 전쟁에서, AI와 자율기계를 기반으로 한 ‘하이퍼 오토노머스 시스템(Hyper-Autonomous System)’의 충돌로 진화했음을 강조했다. 기술이 곧 군사력이고, 안보의 최전선이 되는 시대다. 그가 한국 최고의 두뇌들이 모인 카이스트(KAIST) 공학도들에게 남다른 애정과 묵직한 경고를 동시에 던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딸이 카이스트에 다니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카이스트의 뛰어난 인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지금의 AI 시대에는 ‘기술’ 그 자체보다 ‘패권’이라는 경제학적이고 지정학적인 개념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코드 몇 줄을 더 잘 짜는 기술자가 되려 하지 마십시오. 세계 경제의 자본이 어떻게 이동하고, 왜 빅테크가 국가의 안보를 대체하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읽지 못한다면, 결국 누군가가 설계한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소모되는 우수한 부속품에 머물게 될 뿐입니다.”

기술을 배우기 전에 세계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단호한 힘이 실려 있었다. 문명의 패권이 이동하는 룰을 이해하고, 알고리즘을 무기 삼아 국가의 미래 전략을 기획하는 진정한 ‘문명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는 짙은 호소였다.

비트코인, 디지털 금이 된 새로운 화폐 패권
자산 시장의 권력이 이동하고 기술이 패권이 되는 흐름 속에서, 그가 가장 주목한 최후의 피난처이자 새로운 부가 바로 ‘비트코인’이었다. 그는 카페 사업으로 모은 자금과 투자 수익을 과감하게 비트코인에 재투자하며, 이를 가상자산에 대한 단순한 투기가 아닌 거시 경제의 필연적 결과로 받아들였다.

” 미국 국채의 가치가 흔들리고 화폐 시스템이 붕괴하는 시대에, 비트코인은 부동산이나 금과 같은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디지털 실물 자산입니다.”

김 작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과 월가의 거대 자본이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며 자금을 쏟아붓는 현상을 결코 우연으로 보지 않았다. 그것은 기축통화의 패권을 쥐고 있던 미국이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여 스스로 ‘새로운 달러 패권의 닻’을 내리는 과정이었다. 그는 무가치해지는 종이 화폐를 버리고, 한정된 수량으로 프로토콜화된 비트코인을 ‘가장 완벽한 디지털 담보’로 인정해야만 다가올 부의 대이동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때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무명 작가의 치열한 기록이 훗날 베스트셀러가 되어 대중의 눈을 번쩍 뜨게 만든 것처럼, 비트코인 역시 오랜 불신과 거품의 논란을 딛고 21세기 자본주의의 가장 견고한 심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월가(Wall Street) 없는 금융’의 서막
비트코인이라는 디지털 담보의 부상을 이야기하는 그의 시선 너머로, 한때 세계 자본을 호령하던 마천루들의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허물어지는 듯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의 온기가 채 식기도 전에, 그는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상이 단순한 기술의 발전을 넘어선 ‘권력 지형의 근본적인 붕괴’라고 정의했다.

오랜 세월 글로벌 금융을 쥐락펴락해 온 연방준비제도와 골드만삭스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월가의 권력은 이미 그 통제력을 빠르게 상실하고 있다. 대신 그 거대한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국경도, 웅장한 대리석 은행 창구도 필요치 않은 실리콘밸리의 기술들이다. AI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금융(DeFi) 시스템, 그리고 알고리즘에 의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신용평가는 소수의 금융 엘리트가 독점하던 부의 권력을 철저하게 분산시키고 있다.

누군가의 주관적이고 변덕스러운 ‘신용’에 기대던 금융의 중심축이, 누구도 함부로 위조할 수 없는 차갑고 완벽한 ‘프로토콜’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김 작가는 빅테크가 주도하는 이 새로운 디지털 금융망이 월가라는 거대한 성벽을 허물고, 자본의 룰 자체를 재정의하는 중대한 역사적 변곡점이라고 짚어냈다. 자본의 권력이 뉴욕의 빌딩 숲을 떠나 눈에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의 세계로 맹렬하게 이주하는 순간이었다.

냉혹한 문명 충돌의 한복판에서 선 한반도
기술과 자본의 흐름을 깊이있게 짚어내던 그의 목소리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에 이르자 한층 단호해졌다. 그는 세계를 양분하며 으르렁거리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단순한 무역 전쟁이나 패권 다툼이 아니라고 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민주주의 대 감시국가’, ‘개방 대 통제’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거대한 문명의 충돌이다.

사실상 전제군주제에 가까운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구축한 중국은 AI와 휴머노이드 기술을 극도로 빠르게 군사화하며 세계 문명의 질서를 강압적으로 재편하려 들고 있다. 이제 전쟁의 양상은 인간의 붉은 피를 흘리는 고지전에서, AI 칩과 자율형 드론이 통제하는 하이퍼 오토노머스(완전 자율형) 시스템의 충돌로 진화하는 무서운 시대로 진입했다.

더욱 가슴 서늘한 사실은 이 거대하고 잔혹한 패권 전쟁의 최전선이, 과거의 아픈 역사적 흉터를 채 지우기도 전에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대의 부속품인가, 문명의 설계자인가! 청년들을 향한 뜨거운 연서(戀書)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그가 유일하게 희망의 닻을 내리는 곳은 미래를 짊어질 청년 세대였다. 김 작가가 한국 과학기술의 심장부인 카이스트 공학도들에게 띄운 묵직한 제언은, 시대를 읽어낸 선배가 바치는 뜨거운 연서이자 매서운 죽비와 같았다.

그는 최상위 엘리트들이 의대로만 맹목적으로 쏠리는 현상을 두고, 미래 안보에 치명적인 균열을 내는 비극이라 지적했다. 의료가 현재의 질병을 치유한다면, AI와 디지털 금융을 다루는 공학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미래 방어망을 설계하는 근본 뼈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단지 코딩에 능한 기술자를 기계적으로 길러내는 것만을 해답으로 삼지 않았다. “기술을 배우기 전에, 세계 금융의 흐름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이 강단 있는 문장에는 그의 웅숭깊은 철학이 응축되어 있었다. 패권의 본질이 자율기계로 이동하는 이유, 화폐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정치의 무기로 돌변했는지 그 이면을 읽어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두뇌를 가졌어도 결국 누군가의 명령을 수행하는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세상을 읽어내는 인문학적 소양은 더 이상 고상한 교양이 아니다. 혼돈의 미로를 뚫고 나갈 가장 강력한 생존의 언어다. 우리 청년들이 통찰을 무기 삼아 시대의 거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당당히 ‘문명의 방향을 설계하는 거장’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그것이 바로 현상(PHENOMENON) 너머의 참된 본질을 탐구해 온 김창익 작가가 젊은 지성들에게 건네는 가장 눈부신 위로였다.

청진기 대신 알고리즘을 쥐어야 할 시간, 생존을 위한 인재 지형도의 재편
패권의 지형도를 그려나가는 김창익 작가의 시선은 거시적인 세계 경제를 넘어, 종국에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조국의 척박한 현실로 향했다. 그가 한국 사회를 향해 던지는 가장 뼈아픈 일갈은 바로 최상위 엘리트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변의 시기에, 국가의 명운을 짊어져야 할 최고의 두뇌들이 안정적인 의료계로만 몰려드는 현실은 그가 보기에 미래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독약과도 같았다.

“의료가 현재 우리의 아픈 몸을 치유하고 단기적인 수요에 대응한다면, 공학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세우고 미래 생존 전략을 설계하는 근본적인 뼈대입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의 숭고함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지금은 청진기보다 알고리즘과 AI, 로봇, 디지털 결제 기술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이 된 시대라는 것이다. 전쟁은 AI가 수행하고 금융은 빅테크가 이끄는 냉혹한 흐름 속에서, 한국이 이 대열에서 뒤처진다면 안보와 경제 패권 양쪽 모두에서 튕겨 나갈 위험이 다분하다.

그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10만 첨단기술 인재 양성’ 정책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면서도, 정부 주도의 막대한 국책 프로젝트와 고액 연봉을 보장하는 스타트업 육성 등 총체적이고 파격적인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의대가 최고’라는 낡은 인식을 깨부수고, 청년들이 주저 없이 공학의 길로 뛰어들 수 있는 거대한 문화적 전환이 절실하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시대를 걱정하는 깊은 우수가 묻어났다.

김창익 작가의 대표 저서

노동의 가치가 빚어내는 새로운 연금술, 트럼프 시대의 화폐 질서
대화는 격동하는 글로벌 자본 시장의 향방으로 흘렀다. 다가올 화폐 질서의 중심에는 트럼프의 제조업 부활 전략이 도사리고 있다. 김 작가는 이를 단순한 포퓰리즘이 아닌, 무너진 자본주의의 본질을 되찾으려는 ‘새로운 연금술’로 해석했다.

“무제한 찍어내던 달러의 가상 거품을 걷어내고, 인간의 정직한 땀과 노동으로 일군 실물 가치를 다시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이 거대한 움직임은 낡은 달러 패권의 쇠퇴를 부르고, 그 자리는 한정된 발행량을 지닌 비트코인 같은 새로운 디지털 담보가 대체할 전망이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의 등 뒤로 육중한 질문이 남는다. “What must we do?” 두려움에 주저앉지 말고 시대의 심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라. 전쟁은 AI가, 금융은 빅테크가 삼키는 무자비한 내일이 와도, 결국 그 차가운 룰을 지배하는 건 본질을 꿰뚫는 ‘인간의 통찰’이다. 요동치는 패권의 파도는 휩쓸릴 재앙이 아니라 딛고 올라설 눈부신 도약대다. 낯선 미래는 두려움의 우주가 아닌 우리가 직접 개척할 신대륙이니, 기계의 시대에도 가장 뜨거운 인간의 심장으로 저 거대한 파도에 당당히 맞서 나가야 할 것이다.

이가희 시카고한국일보 한국특파원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시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