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실 대신 공구 잡은 뉴욕 여성들
▶ 열쇠공·배관공·정비사로 고소득
▶ AI 시대에 떠오른 새 진로
뉴욕에서 사무직을 벗어나 배관·정비·열쇠 수리 등 기술직에 뛰어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기술직의 특성상 임금이 높고 인공지능(AI) 대체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 “대학 대신 기술 배울래”…공구 잡은 여성들
29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남성 비중이 높았던 현장 기술직에 진입해 고소득을 올리는 여성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맨해튼에서 주거·상업용 열쇠 수리업체를 운영하는 사하르 요나(27)의 사례를 조명했다. 현재 미국 여성 중 열쇠공을 직업으로 선택한 비율은 12%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나는 2017년 고등학교 3학년을 앞두고 대학 진학 대신 기술 습득과 취업을 선택했다. 드라이버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그는 별도 훈련을 거친 뒤 열쇠 수리업의 매력에 빠졌다고 전했다.
열쇠공의 출장 기본요금은 50~125달러(한화 약 7만~17만원)이며 작업과 이동, 심야 할증 등에 따라 비용이 추가된다. 뉴욕 지역 열쇠공의 연봉은 약 6만~10만달러(한화 약 8100만~1억3500만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소득이 높은 만큼 업무 강도도 상당하다. 요나는 새벽 2시에 일을 마친 뒤 오전 4시와 6시에 다시 호출받는 날도 있어 하루 수면 시간이 3시간가량에 그칠 때가 있다고 밝혔다.
◇ “설거지나 해라” 비웃음에도…억대 연봉 배관공 됐다
30년 넘게 뉴욕에서 배관공으로 근무한 주덜린 캐시디(56)는 연간 12만달러(한화 약 1억6200만원) 이상을 벌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를 보면 여성 배관공의 비율은 전체의 3.1%에 그친다.
뉴욕의 고소득 배관공은 연봉 14만9000달러(한화 약 2억200만원) 이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캐시디는 대학 학자금 대출 없이 일을 시작해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직이 중산층 진입과 자산 형성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배관공으로 첫발을 뗀 1990년대에는 성차별적인 시선도 겪었다. 일부 동료에게 “집에 가서 설거지나 해라”라는 말을 들었고 차 안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후 스태튼아일랜드 배관공노조 371지부에 가입한 첫 여성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같은 흐름에는 대학 교육비 부담과 AI의 사무직 대체 우려가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직 사이트 리줌템플릿닷컴이 Z세대 성인 1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10명 중 6명이 건설·전기·HVAC·배관·자동차 정비·시설 유지보수 등의 분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고소득만 보고 진입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커리어 코치 린 버거는 육체노동과 세밀한 작업 능력,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바로 10만달러를 버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직자와 함께 실제 업무를 먼저 경험해보라고 조언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