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밀도 높은 경우만 약 8%↑
▶ ‘고가 지역에만 입점’반론도
▶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단점
▶ 가장 붐비는 시간 직접 방문
요즘처럼 물가 부담이 큰 시기에는 동네 근처에 코스트코가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차량용 휘발유도 매우 저렴하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스트코의 혜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밴쿠버 경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코스트코 매장이 새로 들어서면 인근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구 많고 고소득 지역 집값 올려줘
코스트코 근처에 집이 있다면 좋은 일이지만 실제로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밴쿠버 경제대학 연구팀의 조사 결과, 코스트코 인근에 거주하는 것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새로 문을 연 코스트코 매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스트코 매장이 들어선 것이 “평균적으로 부동산 가격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인구 밀도가 높거나 소득 수준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만 코스트코 매장 개장이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구 밀도가 평균보다 높은 카운티에서는 코스트코 매장이 문을 연 뒤 2년 반이 지나면서 매장 반경 5마일 이내의 부동산 가격이 약 7.9% 상승했다”라며 “가구 소득이 평균보다 높은 카운티에서도 매장 반경 5마일 이내의 부동산 가격이 약 5.2% 상승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뉴욕 브루클린처럼 인구 밀도가 높고 소득 수준도 높은 지역에 코스트코가 새로 들어서는 경우와 앨라배마주 버밍햄처럼 인구 밀도와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 들어서는 경우, 브루클린의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소득이 높은 주민일수록 코스트코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주민에 비해 연회비를 지불할 의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 ‘고가 주택 지역 중심 입점한다’ 반론도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일부 경제학자들은 코스트코 개장 여부와 상관없이 집값이 오른 지역은 이미 주택 가격이 높았던 지역이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코탈리티’(Cotality)의 셀마 헵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이 오른 곳은 이미 인구 밀도가 높거나 소득 수준이 높아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이 있었던 지역들이라고 지적했다.
헵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트코의 영향이 모든 지역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이 기존에 갖고 있던 경제적·인구학적 특성에 크게 좌우된다”라며 “코스트코는 이미 성장세에 있는 지역 가운데 특정한 경제적 특성을 가진 지역에 전략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헵 이코노미스트는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이라도 코스트코와 너무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코스트코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트코는 동네 슈퍼마켓이나 커피숍처럼 매일 찾는 편의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1분 거리에 산다고 해서 주택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단점 많아
어떤 편의시설이든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장점은 물론 단점도 발생하기 마련인데, 코스트코 역시 마찬가지다. 주말에 코스트코 매장을 한 번이라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주차장과 주변 도로가 얼마나 붐비는지 잘 알 수 있는데 이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장점이 크다고 해도 집을 팔 때 잠재 바이어가 받게 될 느낌도 고려해야 한다.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할인매장과 가까운 주택가의 경우 새벽부터 오가는 배송 트럭, 밤새 켜져 있는 주차장 조명, 주말 급증하는 차량 통해, 건물 뒤편의 하역장 모습 등이 주택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또, 집 근처에 코스트코가 들어선다면 소음과 조명 공해가 발생하고 동네 특유의 분위기가 사라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처럼 코스트코 인근에 거주하거나 주택을 구입할 때 이런 요소들은 실제 단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스트코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거리는 바로 옆이 아니라 차로 적어도 몇 분 정도 떨어진 곳”이라고 조언한다.
■ 붐비는 시간대 직접 방문해 봐야
밴쿠버 경제대학의 연구에서 분명하게 확인된 점은 코스트코 인근에 사는 것이 다른 지역보다 인구 밀도가 높고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 주택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집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주택 구입을 결정하기 전에 직접 현장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스트코 인근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불편한 시간대에 직접 방문해보라”며 “배송이 있는 날 오전 6시와 토요일 정오에 가서 뒷마당에 서서 주변 소리를 들어보면 실제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관할 카운티의 필지 지도를 확인해 인근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업용 부지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현재 빈터로 남아 있는 공간이 향후 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 매장 개발 부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조건을 모두 확인했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코스트코와 가까운 곳에 집을 구입하는 것이 되팔 때 이익을 가져다주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인근에 코스트코가 생긴다고 해서 주택 가치가 크게 오를지 확신하기 어렵다면, 코스트코가 실제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는 것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절약해줄 수 있는지, 오히려 별 도움이 되지 않는지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혼자 살거나 가구 규모가 작다면 굳이 코스트코에 가서 대용량 상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