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줄서서 대기···5시간 운전하고 와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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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LA 총영사관 재외투표장에 새벽부터 가장 먼저 나와 1번으로 투표를 마친 87세 김상철씨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선택 2022 – 재외선거 첫 날 표정
87세 노인 유권자 첫 번째로 한 표 행사, 신분증 미지참·등록 안 해 발길 돌리기도

“미국에 살아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꼭 한 표를 행사해야죠” 한국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재외투표 첫 날인 23일 LA 총영사관 2층에 마련된 재외투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기대에 부푼 한인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이날 LA 총영사관 재외선거 투표 현장에는 80대 고령의 한인 유권자가 새벽부터 나와 줄을 섰다가 1번으로 투표를 마치는 등 많은 한인들이 재외선거권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보였고, 전 세계 재외공관들에서도 5시간 이상을 차로 달려 투표를 하러 온 유권자 등 곳곳에서 재외투표 열기가 느껴졌다.

◎…이날 LA 총영사관 재외투표는 오전 7시30분 선거관리위원들과 행정원들의 선서와 장비 점검에 이어 김범진 재외선거 관리위원장의 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됐다. 투표소의 문이 열린 오전 8시가 되기 1분 전, 관리위원장은 다시금 최종 점검을 하며 선거사무원들은 일제히 비장한 모습으로 페이스실드를 착용했다. 김범진 관리위원장이 선거사무원들에게 투표 개시 버튼을 누르라고 지시하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유권자들이 투표소 안으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이날 LA총영사관 투표소 첫 투표자는 추운 날씨에도 이른 새벽부터 거센 바람을 헤치며 투표소까지 걸어 오전 6시20분 가장 일찍 도착한 한인타운 거주 김상철(87)씨였다. 40년간 영주권자 신분을 유지하며 재외선거가 열릴 때마다 1등으로 투표하기 위해 이른 시간에 투표소를 찾았다는 열혈 유권자인 김씨는 “지난 40년간 영주권 신분을 유지하고 열성을 부리며 투표해온 이유는 내 자식과 손주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모범을 보이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커플패딩을 입고 함께 온 이중국적 시민권자 부부, 노년의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온 아들, 출근 전 투표소를 급하게 들린 젊은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이 열기를 더했다. 이날 유모차에 어린 아이를 태우고 투표소를 방문한 한인타운 거주 이진아씨는 “올해 선거기간 동안 대선에 대한 관심이 커져 꼭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침부터 부랴부랴 아이와 함께 준비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투표 후 소감을 말하다 벅차 눈물을 흘린 유권자도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토랜스에서 투표를 위해 LA총영사관까지 운전해 온 박상태(77)씨는 “조국을 위한 절실한 마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러 나왔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재외선거 첫 날 LA 총영사관 투표소 상황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영주권 원본을 지참하지 않거나 사전등록 없이 투표장을 찾았다가 투표를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한인들도 일부 눈에 띄었다. 또 한 유권자는 투표를 마친 후 투표용지를 반송용 봉투에 넣어 봉하지 않고 그냥 투표함에 넣어버려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멕시코시티의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재외선거를 위해 250마일 넘게 떨어진 산루이스포토에서 전날 차로 5시간을 운전하고 와 하루밤을 잔 뒤 투표에 나선 한인 부부도 있었다. 이날 멕시코 1호 투표자로 기록된 임융성·홍정숙(72)씨 부부는 “재외투표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며 “좋은 대통령이 뽑혀야 외국에 사는 국민도 위상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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