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최대 피해자는 극빈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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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과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내 빈곤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빈곤층이 관세 전쟁의 최대 피해자인 셈이다. 월마트 매장 앞의 샤핑객들의 모습.[AP]

먹거리·생필품 등 중국·멕시코산 값 올라 부유층 보다 더 고통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된 무역관세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누굴까.

중국, 멕시코, 아니면 아보카도 구입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도시의 밀레니얼세대?
답은 미국인, 좀더 정확히 말하면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극빈층의 미국인들이다.

4일 AP통신은 중국과 멕시코 수입품에 관세 부과로 인해 극빈층의 미국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격이 오른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추가 지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역관세 전쟁의 부메랑인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달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기존 10% 관세에 15%를 추가해 25%에 달하는 관세 부과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주 멕시코산 수입품에 5%의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했다. 멕시코 정부가 불법체류자의 미국 유입을 계속 방관할 경우 단계적으로 관세를 올려 오는 10월에 최대 25%까지 부과할 계획이다.

중국산 및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결국 수입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멕시코산 수입품의 많은 부분이 채소와 과일 등 먹거리다 보니 생필품 가격 인상 부담의 고통은 극빈층의 몫으로 돌아간다.

2017년 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자체가 하위 10% 계층에게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부유층에게 관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담은 수출 당사국이 부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격 인상이라는 형태로 소비자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조사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결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빈곤층의 상황이 더 악화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부유층과는 달리 빈곤층은 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생필품 구입에 수입 전체를 써야 한다. 또한 의식주에 수입의 많은 부분을 지출해야 하는 빈곤층은 부유층에 비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무역관세 전쟁의 여파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빈곤층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