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주의자 84%가 ‘총격은 정당’ 증오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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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워싱턴 DC에서 한인 등 주민들이 인종증오 폭력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

애틀랜타 총격 설문
‘코로나에 대한 복수’
인종증오 폭력 부추겨

애틀랜타 총격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당한 복수’라니…

한인 4명을 포함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참사와 관련, 미국내 극우세력들의 온라인 채팅 그룹에서 대다수가 이번 사건을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정당한 복수라고 주장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코로나 사태 속에 미국에서 급증해 온 아시아계 대상 차별과 폭력 및 증오범죄의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주변 극우 인사들의 ‘쿵 플루’ 용어 사용 등 선동행위가 자리하고 있다는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본보 19일자 보도), 실제로 일부 온라인상 극우 사이트와 채팅방 등에서 반 아시안 폭력을 부추기는 인종증오가 배양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텔레그램과 극우 온라인 게시판 ‘포챈’ 역시 극우 게시판인 ‘더 도널드’를 중심으로 반아시아계 그룹과 관련 대화가 증가했다. 럿거스대 네트웍확산연구소(NCRI) 조사 결과 작년 12월 들어 텔레그램, 포챈, 더도널드에서 ‘쿵 플루’ 등 아시아계에 대한 모욕이 직전 11개월 평균과 비교해 6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봄 이후 온라인에서 반아시안 감정이 ‘2차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2차 유행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 선동이 일상화하고 실제 폭력 사건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1월 텔레그램에 개설된 한 그룹에는 수백명이 참여해 아시아계의 외모를 과장한 그림과 개고기를 먹는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사진 등을 올렸다. 특히 애틀랜타 총격 직후 이 텔레그램 그룹은 ‘아시아인들에 대한 최근 공격에 충격을 받았는가’라는 설문을 했는데, 가장 많은 84%가 “코로나19에 대한 정당한 복수”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NCRI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골든버그는 NYT에 “온라인에서 반아시아계 발언이 늘어난 것은 이들을 노린 실제 사건의 위험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에는 중국이 생물무기로 코로나19를 만들어 퍼뜨렸다는 허위 주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의 선동적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지난해 3월 폴 고사(공화·애리조나) 연방하원의원이 ‘중국 바이러스’라는 트윗을 올린 날 이 용어 게시가 트위터에서 650% 폭증하고 다음날에는 800%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디어 분석업체 지그널랩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대부분 거짓인 반아시아 언급이 온라인에 무려 800만 건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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