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진짜 서울 오나…시위 격렬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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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인 지난 19일 보수단체 회원들이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북한정권을 성토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중 지도자들까지 동참 평화협정 기대

경제난·서민 고통 국면전환 꼼수 지적도

■ 남북정상 ‘평양선언’ 한인들 반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발표한 ‘평양 공동선언’에 포함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 합의 소식에 미주 한인들도 관심을 쏟고 있다. 한인들은 “정말 북한 최고지도자가 한국 땅을 밟게 될 것인가”라며 김정은의 최초 방남 가능성과 실현 여부 등을 화제삼으면서 역사적인 사건이 될 김정은 서울 방문에 대해 환영과 반발, 기대와 우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북 분단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에 내려온 전례가 없어 한인들은 김정은의 서울 방문이 실제 성사될 경우 경호 문제와 돌발 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예측을 내놓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문이 공개되자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합의 내용은 물론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 실현 여부에 대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인들은 남북정상회담 발표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연내 실현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경비 및 경호라고 입을 모았다. 북한의 경우 주민들의 통제가 가능하지만 서울의 경우는 시민들의 자유 집회에 대한 통제자체가 불가능해 북한 정권에 비판적 시각을 지닌 보수단체들의 움직임이 최대 돌발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0대 한인 김정연씨는 “북한 최고 권력자가 서울에 온다는 자체가 흥미로울 수 있지만 일부 보수단체가 김 위원장 동선 주변에서 집회나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의 사진 또는 인공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인다면 오히려 남북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이라는 이유로 국민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난감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이기욱씨도 “김 위원장 방문은 남북관계의 일대 전기가 될 중요 사건이지만, 시민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도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 만큼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등 정부의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기간 미·중 지도자들까지 서울에 함께 모여 세계 평화협정 체결을 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제이 박씨는 “김 위원장의 방문이 성사되길 바라는 마음은 모든 국민들에게 있지만 안전 및 경호문제, 그리고 일부 극보수층의 대규모 시위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같은 기간 서울에 모두 모여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전제로 세계 평화의 서막을 올리는 2018년 서울회담이 개최되는 시나리오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실제로 일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자유대한지키기 국민운동본부(자국본)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었어도 국민들 절반은 보수인데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치솟는 물가와 실업률 등 서민층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는데 남북 이슈로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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