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노후 준비 엄두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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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자녀 생활비·카드빚까지 부담

성인 자녀의 경제적 부양으로 인해 노년의 미국 부모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셀폰 사용비에서 신용카드 빚에 이르기까지 부모들이 떠안다 보니 은퇴 자금을 모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25일 CBS뉴스 머니워치는 렌트비와 의료비와 같은 생활비는 물론 학자금 대출과 신용카드 빚까지 부모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성인 자녀들이 늘면서 노후 자금의 부족으로 미국 부모들의 미래가 위태롭다고 보도했다. 경제적으로 자녀를 돕겠다는 부모의 마음이 성인 자녀의 경제적 독립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금융전문 웹사이트 ‘뱅크레이트닷컴’(Bankrate.com)에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부모들의 절반 정도가 은퇴 자금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 있으며, 이는 성인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는 부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자녀의 경제적 부양 정도를 묻는 질문에 17%의 부모들이 ‘상당한’(a lot) 수준이라고 답했고 34%에 해당되는 부모들은 ‘어느 정도’(somewhat)라고 답했다. 결국 51%의 부모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인 자녀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느라 정작 본인들의 노후 준비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55세 이상의 노년층들이 직장 생활에 나서고 있어 지난해 새 일자리의 절반을 채우기도 했다.

성인 자녀들이 경제적 독립이 늦어지는 데는 사회 규범의 변화도 한몫했다. 대학교 이상의 고등 교육 선호 현상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있고 비싼 학비를 학자금대출로 막다 보니 학교 졸업과 함께 빚 부담이 큰 것이 이유라고 매체는 지적했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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