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바이든···집중포화 속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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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민주당 대선주자 3차 토론에서 빅3인 버니 샌더스(왼쪽부터), 조 바이든, 엘리자베스 워런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AP]

민주 대선주자 3차 토론
빅3 첫 한 무대 등장
CNN“바이든이 승자”

민주당의 내년 대통령선거 후보를 뽑기 위한 3차 TV 토론회가 지난 12일 열려 처음으로 ‘빅3’ 주자들이 한자리에서 열띤 공방을 펼친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다른 후보들에게서 집중포화를 받았으나, 날 선 반격을 펼쳐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저녁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3차 TV토론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 등 10명의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3위를 달리는 바이든, 샌더스, 워런 등 ‘빅3’가 한무대에서 토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큰 관심을 끌었다.
동부시간으로 오후 8시부터 3시간여간 진행된 토론회 내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후발주자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레거시로 손꼽히는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제도)가 가장 거센 충돌지점이었다.
샌더스와 워런 의원은 ‘오바마케어로는 부족하다’며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공약을 한 목소리로 주창했다. 모든 사람이 정부 보험에 가입하고 본인부담금 없이 치과와 장기요양 치료까지 받도록 한다는 것이 이 정책의 골자다.
워런 의원은 “이제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그것(오바마케어)을 가장 잘 개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메디케어 포 올’ 정책이 도입되면 상위층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겠지만 중산층은 더 적게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8년간 호흡을 맞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워런과 샌더스 의원이 오바마케어를 해체하고 싶어 한다며 맞불을 놓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워런 의원을 쳐다보며 “의원님이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나는 버락 (오바마)를 지지한다”며 친 오바마 노선을 분명히 했다.
이어 “오바마케어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메디케어 포 올’ 도입 시 예상되는 막대한 재정 부담 문제를 꼬집었다. 오바마케어 확대를 주장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제안이 미국민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은 바이든 부통령의 건강보험 정책 설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가했다. 올해 44세인 그는 “2분 전에 말한 것을 잊어버렸느냐”라며 바이든의 약점으로 꼽히는 ‘나이’(76세)를 전면에 부각했다.
후보 간 공방이 거칠어지자 에이미 클로부차 연방상원의원은 “분열된 집은 바로 설 수 없다”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진정과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유일안 아시아계 후보인 기업가 출신 앤드루 양은 모든 미국 가구에 월 1,000달러를 주는 보편적 기본소득 공약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실험의 일환으로 내년에 10가구에 12만 달러를 기부하겠다며 “이는 자유 배당”이라고 말해 후보들에게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CNN은 3차 토론의 승자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꼽았다. 워런 상원의원과 카스트로 전 장관은 패자로 지목됐다. CNN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가장 시청률이 높은 초반 30분 동안에 예전과 달리 더듬거리지 않았고, 샌더스 의원의 오바마케어 비판에 대해서도 적절한 분노를 표명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1, 2차 토론 때보다 한층 예리하고 공격적으로 변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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