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도 마리화나 공식 합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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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 25g까지 소지 가능
▶ 베를린 한복판 자축 파티

4월1일 0시(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 3·18광장.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요란한 레게음악과 함께 마리화나 타는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부활절 밤 마리화나 합법화를 자축하기 위해 열린 단체흡연 행사에 1천500명이 참여해 베를린 한복판 광장을 꽉 채웠다. 일부는 못 기다리겠다는 듯 0시가 되기 전부터 마리화나에 불을 붙였지만 현장에 배치된 경찰도 제지하지는 않았다.

지난 2월 의회를 통과한 마약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이날부터 독일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피울 수 있게 됐다. 18세 이상 성인은 마리화나를 최대 25g까지 개인 소비 목적으로 소지할 수 있고 집에서 3그루까지 재배할 수 있다. 일종의 공동재배 모임인 ‘마리화나 클럽’에 가입하면 한 달 최대 50g까지 마리화나를 구할 수 있다.

독일에서 정기적으로 마리화나를 흡연하는 인구는 400만∼5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미 널리 퍼진 마당에 마리화나를 양지로 끌어올려 암시장 부작용을 없애고 청소년도 보호하자는 게 합법화의 취지다.

2016년 ‘베를린 마리화나 클럽’을 설립해 합법화 운동을 해온 토르스텐 디트리히는 마리화나를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을 자전거에 싣고 와 광장에 설치했다. 그는 “오늘은 수백만 독일 시민이 자유를 얻은 역사적인 날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날을 기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다섯 살 때부터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알렉스(40)는 “규제해봐야 효과가 전혀 없기 때문에 합법화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알코올은 몸을 해치는 반면 마리화나는 몸 안의 수용체를 자극할 뿐 독성 물질은 없다”며 “무해하지는 않지만 정신적 문제를 겪는 경우는 극소수”라고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