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둔 미군 편지 76년만에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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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리나 씨가 76년 전 남편이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있다.[WFXT-TV 캡처]

2차대전 끝나고 어머니께 보내
우체국, 홀로 남은 부인에게 전달

2차대전 당시 독일에 주둔했던 미군 병사가 고향에 있는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가 76년 만에 홀로 남은 그의 부인에게 배달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소속 불명의 존 곤살베스 미 육군 병장이 전쟁이 끝난 뒤인 1945년 12월 쓴 이 편지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워번에 사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전달되지 않았고, 최근 미 연방우체국(USPS) 피츠버그 배송센터에서 미개봉 상태로 발견됐다고 WFXT-TV는 전했다.

편지 쓸 당시 22살이었던 곤살베스 병장은 92세로 2015년 사망했고 그의 어머니도 이미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미 연방 우체국은 다행히 곤살베스 씨의 아내로 올해 89세인 앤젤리나 씨의 주소를 찾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곤살베스 병장이 어머니에게 편지를 쓴 지 5년 뒤 결혼했다.

연방 우체국 직원들은 즉시 이 편지와 함께 “이 편지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는 내용의 또 다른 편지를 앤젤리나 씨에게 전달했다.

편지를 받은 앤젤리나 씨의 가족은 우체국에 전화를 걸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앤젤리나 씨는 WFXT-TV와의 인터뷰에서 “한번 상상해 보라. 76년이라니”라며 감격해하면서 “그의 손글씨며 모든 것들이 도무지 실감이 안 난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곤살베스 병장은 편지에서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잘 받았고, 가족들 모두 별 탈 없이 잘 지낸다는 소식이 기쁘고, 자신 역시 잘 지낸다고 쓴 뒤 군대 음식에 대해서만은 “거의 매 끼니가 먹을 만한 것이 못 된다”며 하소연했다.

앤젤리나 씨는 또 한 번 남편 없이 홀로 연말 휴가를 보냈지만 지난해는 예년과 달랐다.

그녀는 “그가 살아서 돌아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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