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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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부서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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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섭

 

제가 주례를 선다면 신랑 신부에게 이렇게 물어 보겠습니다. 신랑은 신부 없이 살 수 있는가? 신부는 신랑 없이 살 수 있는가?

이 글의 제목 ‘가족’은 존 브래드쇼(John Bradshow) 가 저술한 책 이름입니다. 저자는 가족치료사이며 내면아이 치료 전문가입니다. 그가 저술한 책들은 뉴욕 타임스의 연속 베스터 셀러이고 신학 심리학 영성 부분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보게 되고 주위의 가족들을 떠올리며 이해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 속에 성장하지 못한 내면아이가 있고 또 비록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었으나 행동은 아이처럼 할 때 내가 성인아이구나 알게 됐습니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을 이해하게 됩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며 그 방법으로 본연의 자신이 아닌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가며 내가 만든 내가 진정한 자신인 줄 알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최초의 사회인 가정에서 특별히 부모와 본인 사이에서 모든 살아가는 방법, 성격을 형성하게 됩니다.

책을 읽고 다시 읽고 싶지 않은 책은 처음부터 읽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요. 450쪽에 달하는 이 책 ‘가족’은 세 번을 읽고 네 번을 줄을 쳐가며 하이라이트를 해가며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면을 깨닫게 해 줍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추리한 여러 생각들 중에 결혼과 교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부제를 교회가 부서지는 이유라 하였고 서두를 주례로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의존’이라는 관념을 설명합니다. 신생아나 어린아이들은 전적인 부모의 보호 속에 자라게 됩니다. 전적으로 의존을 해야 합니다. 배가 고프다고 울고 기저기가 불편하다고 울면 보호자는 즉시 해결해 줍니다. 유치원 아이가 학교 갔다 와서 배가 고픈데 부엌에 먹을 음식이 없으면 엄마에게 화를 냅니다. 그러면 엄마는 먹거리를 금방 만들어 줍니다. 결혼한 가정에서 남편이 퇴근하고 먹을 저녁밥이 없으면 신경을 세우고 부인에게 불평하고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없어 나 자신을 남에게 맡길 때 의존이 생기고 의존 뒤에는 상대방을 컨트롤 하려는 의식이 숨어 있습니다. 내가 지금 배고프니 먹거리를 내어 놓으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면 갈등이 야기됩니다. 성인들의 연애가 그렇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모든 것을 주었기에 난 당신에게 의지합니다. 그래서 나를 책임지시오 그리고 나를 이렇게 해 주시오 저렇게 해 주시오 요구하게 됩니다. 이것이 상대방 컨트롤이 됩니다. 위에서 예로 든 성인 부부의 경우 남편이 퇴근 후 먹거리가 없어 골이 나있고 부인이 들어 왔다면 언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부인이 냉장고의 재료를 가지고 저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왜 당신은 저녁밥을 만들지 못하냐고 한다면 …… 사람은 타자에 의해서 조종당하려 하지 않습니다.

남녀가 결혼할 때에 내가 부족하여 저 사람과 연합하여 온전한 사람이 되겠다면 의존으로 출발 하는 것입니다. 결혼이란 부족을 채우는 방법이 아니고 혼자서도 자립할 수 있는 두 사람이 만나 둘 보다 더 많은 셋 넷을 이루어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민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여겨집니다. 교인들이 목회자에게 자신들의 신앙생활을 전적으로 의존하기에 의존 뒤에 숨어 조종하려는 무의식이 활동합니다. ‘나의 신앙은 모두 목사님께 맡깁니다. 목사님이 책임져 주시오. 현재 나의 신앙생활과 교회생활은 목회자의 책임입니다’라는 전적 의지와 요구와 조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간난아이 때처럼 전적 보호 속에 성장 할 때면 순리이지만 성장 후에도 자립하지 못하면 사람은 본인의 생존을 위해 주위 사람을 조종하려 하려 하며 사람들은 조종당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존재하기에 갈등이 생겨나게 됩니다.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성인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룰 때 문제가 적고 더 아름다운 가정을 이룰 수 있듯이 교회도 자력으로 존속할 수 있는 교인들이 목회자를 모시고 신앙생활 교회생활을 할 때 문제가 적고 더욱 발전 하리라 생각 되었습니다.

제가 올해 섬기는 교회의 전도회 책임을 맡았습니다. 우리 전도회 활동이 회원 모두 자력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