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길’배웅···세계 정상 70여 명 런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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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17일(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했다. <로이터>

■ 19일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바이든 부부 등 속속 도착
일왕 내외도 이례적 참석
참배 거부 논란 일었던 중
왕치산 부주석 특별대표로
최고위 인사 수백명 이동
“사상최대 규모 경호 작전”

영국 여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전 세계 정상 70여 명을 비롯해 500여 명의 최고위 외교 인사들이 영국 런던에 모여들었다. 장례식 당일인 19일(이하 현지 시간) 런던 거리에 200만 명의 군중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날아든 최고위 인사들의 경호 문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직면한 최대의 안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18일 백악관과 WP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전 세계 국가 지도자들이 19일 오전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런던에 속속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웨스트민스터홀을 방문해 여왕 관을 참배했으며 이어 찰스 3세가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했다.
일본의 나루히토 일왕 내외도 이례적으로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전통적으로 일왕은 죽음을 불결한 것으로 여기는 문화적 신념 때문에 부모의 장례식 외에는 장례에 참석하지 않으나 영국 왕실과의 유대 관계를 감안해 참석을 결정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나루히토 일왕의 외국 방문은 2019년 즉위 후 처음이다. 이 밖에 스페인·네덜란드·벨기에·덴마크·스웨덴 등의 왕실에서 24명의 왕족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을 비롯해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등 영연방 정상들도 대부분 장례식에 참석한다. 세계 정상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장례에 참석하는 것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국 역대 최장 기간인 70년 7개월 동안 왕좌를 지키며 전 세계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해왔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영국은 200개 국가에 초청장을 보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초청 명단에서 제외했다. 참배 거부 논란을 빚었던 중국에서는 결국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특별 대표 자격으로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앞서 BBC는 웨스트민스터홀 참배 행사를 관리하는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이 중국 정부 대표단의 참배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로 외교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장례식 참석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자 왕 부주석 등 중국 대표단의 조문을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일 여왕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찰스 3세에게 조전을 보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각국 정상들과 귀빈들은 19일 오전 첼시왕립병원에 모인 후 그곳에서 장례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정상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일부만 자가용을 타는 것이 허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주미 영국대사 킴 대럭은 “이것은 일생에 한 번 있는 일”이라면서 “의전은 완벽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왕의 관을 따라서 개방된 공간에서 수백 명의 고위 인사들이 움직이면서 런던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경호 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 날 건물 지붕 곳곳에 저격수가 배치되고 감시용 드론이 상공을 순회할 것이며 수천 명의 사복 경찰이 인파에 섞여 있을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영국의 국내외 정보기관인 MI5와 MI6은 테러 위협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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