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 눈앞···미주노선 변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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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조건부 승인
여객·화물 운송 세계 7위 올라, 내년 4월 마일리지 통합 운용
신규 저가항공사 추가 진출, EU 등 6개국 승인은 변수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중복 노선 중 국제선 26개, 국내선 8개 노선의 슬롯 반납과 국제선 11개 노선의 운수권 반납이라는 조건이 달리면서 향후 미국~한국 노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대다수 노선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의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추가로 미국~한국 노선에 신규 취항하게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국제선과 국내선 일부 노선의 운수권 및 슬롯 반납을 조건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22일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자산 40조원, 연매출 13조원 규모의 메가 캐리어 등장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완료될 경우 국제여객 수송 인원 기준 세계 10위, 여객 및 화물 운송 규모 세계 7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하고 향후 해외지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대한항공은 합병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정위가 조건으로 내건 운수권·슬롯 반납 조치의 대부분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운항 축소와 슬롯 이전 탓에 합병에 따른 시너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초 코로나19의 회복을 전제로 양사 통합이 연간 3,000억~4,00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중복 노선을 효율화하고 연결편을 강화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운수권과 슬롯 제한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은 한층 요원해진 상황이다.

미주한인 입장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으로 변하게 될 마일리지 사용처도 관심사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내년 4월부터 새로운 통합 마일리지 제도 시행을 이달 초 예고했다.

새 마일리지 제도는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운항거리에 따라 기존의 5개 구간에서 2배가 넘는 11개 구간으로 확대했지만 무료 항공권이나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최대 69%까지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미국~인천 노선의 무료 일반석 항공권을 받으려면 왕복기준 7만마일이 필요하지만 내년 4월부터는 9만마일로 상향조정된다. 미국~인천 노선을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으로 왕복 여행할 경우 종전에는 12만5,000마일이 필요했지만, 개편 후엔 18만마일이 필요하게 된다. 일등석의 경우 기존 16만마일에서 27만마일로 무려 69%나 상향됐다.

참고할 점은 새로운 제도 개편 시행일이 탑승일이 아닌 발권일 기준이기 때문에 내년 3월 31일 이전에 발권하며 기존 낮은 마일리지로 사놓을 수 있다.

이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은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되면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뛰어넘는 LCC가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통합으로 다른 LCC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이 장거리 노선을 눈여겨 보고 있다. 가장 먼저 티웨이항공이 이달 말 중대형 기종인 A330-300 1호기를 도입하고 미국과 서유럽 운항이 가능한 대형기 도입 검토에 들어갔다. 에어프레미아와 제주항공도 장기적으로는 중장거리 노선에의 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22일 대한항공이 공정위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결정에 따라 앞으로 해외 6개국의 승인만 받으면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가 남은 해외 경쟁 당국은 미국·EU·일본·중국·영국·호주로 총 6곳이다. 이 중 영국과 호주는 임의신고 국가고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과 EU·일본·중국의 승인 결정이 필수적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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