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페이먼트 유예 신청 20배 가까이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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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수입이 줄어들면서 모기지 상환에 애를 먹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지 지불유예 신청에 몰리면서 신청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AP]

코로나 사태에 지난 한주에만 70만건 넘어
1차로 6개월 유예 후 6개월 더 연장 가능
대출 기관에 전화, 현재 재정상황 설명해야

한인 P씨(58)는 이민 10년만에 부에나팍에 내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회사가 어렵게 되자 지난달부터 근무 시간이 대폭 줄어들면서 임금이 50% 정도 삭감됐다. P씨는 생계도 생계지만 주택담보대출인 모기지 상환으로 걱정이 늘었다. P씨는 “당장 수입이 줄면서 모기지 페이먼트를 제때 할 수 없어 걱정”이라며 “어렵게 장만한 집이라 일단 시간을 벌기 위해 모기지 지불 유예를 신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인 P씨처럼 모기지 상환의 유예를 신청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급증하고 있다. 7일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기지 지불유예(forbearance) 신청건수는 지난달 2일부터 16일까지 1,270%, 16일 주간에서 30일 주간까지는 또 다시 1,896%나 늘었다.

지불유예 신청이 늘어난 데는 연방정부가 통과시킨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 법안’(CARES Act)에 따른 것이다. 국책모기지 업체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보증하는 모기지의 약 62%를 차지하는 대출자는 90일~1년간 모기지 상환을 미룰 수 있다.

모기지 업체 한 관계자는 “연방정부의 조치 이후 지난달 23~29일 동안 지불유예 신청이 21만8,718건을 기록한 이후 그 다음주에는 71만 7,577건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인을 비롯한 대다수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기 지불유예 신청에 대해 관심은 높지만 정보 부족으로 신청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에 경제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지 지불유예 제도에 대해 한인 주택 소유주들의 이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 지불유예 제도와 자격
모기지 지불유예 제도는 모기지 대출업체와 주택 소유주간에 맺는 일종의 계약으로, 주택 소유주의 상환 불능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모기지 상환을 중단하는 제도다. 주의해야 할 것은 지불유예가 곧 상환 면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주택 소유주는 일정 기간 이후부터 모기지 상환을 재개해 갚아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일반적으로 실직이나 근무 단축 등으로 임금 감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모기지를 제때 갚을 수 없는 주택 소유주들이라면 지불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경기부양 법안’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주택 소유주들은 지불유예를 요청할 권리를 부여받고 있다.

■ 지불유예 기간과 지원 방법
경기부양 법안‘에 따르면 자격 요건을 갖춘 주택 소유주라면 6개월에 해당되는 180일까지 지불유예를 요청할 수 있다. 경제적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을 경우 180일 지불유예 기간을 1차례 더 연장할 수 있다. 따라서 최장 12개월까지 모기지 상환을 하지 않고 지불유예를 지속할 수 있는 셈이다.

일단 지불유예 상황이 발생하면 대출 금융기관과 연락을 통해 지불유예 신청 의사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연방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권고에 따르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화를 사용해 지불유예 신청하는 것이 가장 최선책이다. 주택 소유주들은 대출 기관 담당자와 통화 전에 모기지 상환을 할 수 없게 된 상황과 이유에 대한 설명 자료와 현재 재정적인 상황을 설명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

지불유예 신청은 국책 모기지업체뿐 아니라 주요 은행도 ’경기부양 법안‘에 참여하고 신청이 가능하다.
지불유예 신청에 따른 수수료나 벌금, 이자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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