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아시아계 1명도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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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첫 내각 구성 마무리 단계
“이번에도 하마평만 무성” 한인사회 등 실망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를 지지했던 아시안 유권자들의 실망이 적지 않다. 지난 7일,차기 연방정부의 내각 구성이 마무리됐지만 아시아계는 단 1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매번 대선을 치르고 나면 한인사회를 비롯해 소수계 장관 탄생을 기대하지만 결과는 그저 선거용으로 이용됐을 뿐 정치적 동반자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었다. 특히 소수계의 대변자를 자처해온 민주당이 오히려 공화당 보다 아시아계를 소홀히 대한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연방정부 15개 부서의 장관 지명자는 히스패닉 3명,흑인 2명,아메리카 원주민 1명 그리고 나머지 9명은 모두 백인이다. 아시안은 없다. 미국 최초의 여성,아시아계 부통령이 탄생했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연방정부내 고위 관리직에 여전히 아시아계의 발탁이 부족하다. 인재가 부족하다는 변명만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태계에서는 이미 인수위 구성 단계에서 중국계 줄리 수 캘리포니아주 노동청장,태국계 태미 덕워스 연방상원의원 등을 추천했으며 언론에서도 유력한 노동부,국방부 장관 후보로 거론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시안 유권자들은 바이든의 승리를 위해 특히 조지아와 같은 접전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정작 내각 인선에서는 배제됐다. 아태계 장관이 1명도 없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주에서 바이든 승리의 주역은 아시안 유권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지아주내 아시안 유권자는 23만8천명으로 이 가운데 무려 91%가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시아계 슈퍼팩 ‘빅토리펀드’는 바이든 캠프에 1,1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몰아줬으며 5천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선거를 도왔다.

연방하원 아태계 코커스(CAPAC)의원들은 “바이든 정부의 내각 구성에 아태계가 제외된데 실망을 금치 못한다. ‘역사상 가장 다양한 내각’을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수계와 달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태계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내각에서는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로이드 오스틴)을 비롯해 첫 히스패닉 이민자 국토안보부장관(엘레한드로 마요르카스),첫 소수계 교통장관(피트 부티지지),첫 원주민 내무장관(뎁 할랜드),첫 여성 재무장관(재닛 옐런) 등 다양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내각 인사에서 아태계만 철저히 제외된 채 그나마 무역대표부에 대만계 채서린 타이, 예산관리국장에 인도계 니라 탄덴 등이 이름을 올렸다.<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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